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에서 임직원들과 개관 기념 식수를 마치고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걱정해주신 덕분에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며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글로벌 사업 등이 부진했다.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에서 임직원들과 개관 기념 식수를 마치고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걱정해주신 덕분에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며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글로벌 사업 등이 부진했다.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처음으로 지주사 CJ 지분을 확보했다. 이례적 행보에 업계에서는 4세대 승계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그룹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부문과 올리브영 부문으로 분할하고 IT부문은 다시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산업구조변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 IT 사업부문을 신성장사업군으로 키우는 한편 그룹 비전인 ‘월드베스트 CJ’를 향한 성장가속화를 위해서다.

CJ올리브네트웍스 기업분할은 인적분할로 진행되며 분할비율은 IT사업부문 45%, 올리브영 55%로 정했다. 이어 IT부문은 CJ주식회사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주식교환 비율은 1대 0.5444487이며 주주가치를 고려해 신주가 아닌 자사주를 배분한다. 기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인 CJ파워캐스트는 IT부문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IT부문과 CJ파워캐스트의 2018년 연결 매출액은 7070억원, 영업이익은 470억원 규모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선호 부장과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승계작업의 핵심 키로 여겨왔다.

주식교환 과정을 거치면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부장이 CJ주식회사 지분 2.8%를 확보하게 된다.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의 지분율도 0.1%에서 1.2%로 늘어난다. 자사주를 이용한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재현 회장의 지분율 변동은 없다.

그간 이 부장과 이 상무는 지주사인 CJ 지분이 거의 없는 반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CJ주식회사가 55.01%를, 이 부장이 17.9%, 이 상무가 6.91%를 각각 보유 중이다. 하지만 이번 주식교환으로 CJ 지분이 없던 이 부장은 이 상무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때문에 이재현 CJ 회장이 승계의 첫 단추를 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CJ 측은 지분율 변동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신사업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CJ 관계자는 “이번 기업분할 및 신사업 육성 플랜은 기존 사업의 진화와 혁신, 미래사업 개척을 위한 그룹 사업구조재편의 일환”이라며 “이를 통해 기존에 없던 디지털 기반 미래 신사업 추진 등 ‘월드베스트 CJ’ 를 향한 그룹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IT사업부문(CJ The Next) 신사업은 ▲그룹 IT서비스 클라우드화 및 유망 스타트업 투자 등을 추진하는 디지털이노베이션(Digital Innovation)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타깃 광고(Ad Tech)’ 등을 맡는 디지털마케팅(Digital Marketing) ▲몰입형 콘텐츠 기술(VR, AR, 실시간 CG 등 신기술) 관련 선제적 투자 및 연구개발을 진행할 디지털체험(Digital Experience) 등 3대 축으로 개편되며 활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외부 투자 및 제휴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그룹에 내재된 IT 역량 및 비식별데이터를 응집해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과 같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미래지향 신사업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 역시 지난 20년간의 투자를 통한 유통 신시장 개척 및 중소 제조업체와의 협력 체계구축 등 독보적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온라인 확장을 추진한다. CJ 관계자는 “글로벌 유수 유통 플랫폼과의 제휴, 동남아 중심 신규시장 진출 등 글로벌 및 온라인 중심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외자유치나 기업공개(IPO)도 필요시 검토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CJ그룹은 그룹성장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지속적인 사업구조재편을 추진해오고 있다. 2017년 11월 CJ제일제당 사업부문을 식품과 바이오로 통폐합,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을 겨냥한 시너지 극대화 사업구조를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CJ헬스케어를 과감하게 매각함으로써 1조 3100억원의 투자여력을 확보한 바 있다. 또 글로벌 콘텐츠-커머스 융복합화 및 경쟁격화 상황에 대비해 CJ ENM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고 CJ헬로를 매각하기로 하는 등 국내외 산업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미국 전역에 걸친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내 17개 생산공장, 10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한 식품기업 슈완스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