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스케치] 두 개의 소시지
[건축스케치] 두 개의 소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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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19.4.21
ⓒ천지일보 2019.4.21

김동희 건축가
소시지 두 개가 남아서 하나를 먹고 하나를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하나만 먹어야 되겠다’ 생각하고 하나만 먹었다. 먹고 나서 보니 하나가 남아 있었다. 또 ‘하나만 먹어야지’ 하고 남은 하나를 먹었다. 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 

건축의 3요소는 구조, 기능, 미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집을 잘 지어 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면 구조, 기능, 미가 잘 겸비된 건축이 완성되면 좋겠다는 심경을 표현한 말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두 개를 얻는 일은 우리 생에 잘 있는 일이 아니다. 건축에서도 두 가지를 동시에 성취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그만큼 까다롭다는 뜻이다. 미학이나 구조나 기능이나 어느 하나를 얻게 되면 어느 하나가 약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의 3요소 기능, 구조, 미는 항상 삼각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므로 건축가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중요도를 결정해야 하는 숙제와 같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프로젝트가 잘 진행돼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나름의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 맛에 건축을 하는 것이리라. 기능이 완성되면 형태 잡는데 제약이 있고 기능과 형태를 완성시키면 구조가 의외의 난이도 있는 해결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래서 건축을 완성함에 있어서 다양한 관계의 만족도를 가지면서 완성도를 만드는 것은 보통일은 아니다. 

다양한 완성도를 올리는 일은 건축 안에서는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다 보니 두 가지 이상의 성취도를 올리는 압박감을 가지는 건축가로서는 즐겁지 않고서는 하기 힘든 운명적인 천직에 종사하는 것이 된다. 

하나 남은 소시지를 아쉬움 없이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손가락 두 개를 올려서 승리의 V자를 만드는 것은 두 가지 이상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상징성을 내포하는 것은 아닐지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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