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성 계단 성당의 모습. (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즈)
이탈리아 로마 성 계단 성당의 모습. (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즈)

성령강림절인 오는 6월 9일까지 개방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예수가 십자가형을 선고받고 모욕과 고통 속에 걸어서 올라간 ‘성 계단(스칼리 상타)’이 나무 덮개를 벗고 300년 만에 본 모습이 공개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동남부 성요한 라테라노 대성당 옆에 위치한 ‘성 계단 성당’은 28단의 대리석 계단과 천장, 벽의 프레스코화 등에 대한 복원 작업을 10여년만에 마무리 짓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계단은 과거 예수가 당시 로마제국 유대 총독이던 빌라도의 법정에서 십자가형을 선고받기 위해 올라갔던 계단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처음 허용했던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모친 헬레나가 기독교로 개종한 뒤 326년 로마로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교황 이노켄티우스 13세는 1723년 이 계단을 마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무 덮개를 씌웠다. 이후 계단은 1950년 청소를 위해 한 차례 걷어낸 것을 제외하고 여태껏 모습이 공개된 적 없었다.

예수가 발을 디뎠던 계단인 만큼 해마다 수십만명의 순례객들이 몰려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발이 아닌 무릎과 손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유명한 성지다.

당의 주임신부인 프란체스코 궤라는 “성 계단은 완전히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닳아 있었다. 순례객들이 밟고 올라가면서 계단이 완전히 파였다”며 “복원을 거치기 전에는 마모 정도가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본 모습을 드러낸 성 계단은 나무 덮개가 덮여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덧신을 신은 채 무릎과 손으로만 오를 수 있다. 성령강림절인 오는 6월 9일 이후에는 다시 나무 덮개로 덮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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