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생존 수형인 무대 올라 감동 퍼포먼스
정부인사·유족·정치인 등 1만여명 참석 예정
[천지일보=강태우 기자] 제주4.3희생자를 기리는 제71주년 추념식이 3일 오전 ‘다시 기리는 4.3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 평화’라는 주제로 제주4.3평화공원에서 국가추념식으로 거행된다.
행정안전부와 제주도는 추념식 본행사를 시작하는 오전 10시 제주도 전역에 1분간 사이렌을 울려 추념식 시작을 알린다. 식에 참석하지 못한 도민들도 사이렌 소리를 듣고 함께 4.3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할 수 있다.
추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 중앙정부 인사와 여야 정치인, 종교계 인사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며, 제주4.3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주요 인사 1204명(도외 508명, 도내 696명)을 비롯해 1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념식은 4.3을 겪은 수형인 18인의 ‘공소 기각’ 판결을 형상화한 퍼포먼스 ‘벽을 넘어’로 시작한다. 제주4.3 수형 희생자 18명은 제주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에 의한 구금과 수형에 대해 재심을 청구, 지난 1월 공소 기각 판결을 이끌어냈다.
공소 기각으로 4.3 당시 이뤄진 군사재판은 무효가 됐고 수형 희생자들은 사실상 무죄로 판정됐다. 재심을 청구한 수형인 중 생존한 일부는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해 감동의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이후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는 의미를 담은 도올 김용옥의 ‘제주평화선언’, 배우 유아인 등 젊은 세대의 결의와 다짐 낭독, 이 총리의 헌화·분향, 제주 출신 소프라노 강혜명의 애국가 제창 및 참가자 전원의 국민의례가 이어진다.
또 원희룡 제주지사의 인사말 이후 송승문 유족회장이 경과보고를 한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념사를 낭독한다. 유족 사연 낭독으로는 4.3 당시 8세였던 김연옥씨의 외손녀 정향신(23)씨가 나와 3세대에 걸친 가족사를 공유한다.
재일교포 4세인 배우 강하나와 도남초등학교 5학년 백지웅 어린이는 ‘고향의 봄’을 부르며 추모 공연을 한다.
또한 가수 안치환과 연합 합창단(제주도립제주합창단, 서귀포합창단, 4.3평화합창단, 광주시립합창단, KBS어린이합창단, 제라진 가톨릭 소년소녀합창단)이 4.3을 주제로 한 민중가요 ‘잠들지 않는 남도(안치환 작사·작곡)’ 등을 합창하며 식을 마친다.
추모 공연 이후엔 일반 참배객들도 위령 제단에 헌화·분향을 할 수 있다. 본 공연에 앞서 오전 9시에는 불교·원불교·개신교·천주교 등 4개 종단이 주 무대에서 종교의례를 할 예정이다. 또 제주도립예술단 등은 식전 행사로 합창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번 추념식은 KBS에서 생중계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추념식에서는 이 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4.3 희생자 130명, 유족 4951명 등 총 5081명을 추가 결정해 위패를 봉안하는 등 예우할 예정이다.
도는 4.3 희생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주요 도로 5개소에 대형 아치를 설치했다. 또 3개소에 홍보 선전탑도 세웠다. 관공서와 버스정보시스템(BIS)을 통해서도 4.3 추모 분위기를 확산하고 있다.
추념식 참석자들을 위해 행사장으로 가는 344번 버스 2대를 증차해 운영, 제주 시내 순환 버스 10대와 직행버스 28대를 운행한다. 행사장 내에서는 휠체어 대여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