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했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2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했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2 

정의당 “창원시민에 모독”

“패륜집단 심판해야” 호소

김태흠 “사실 자체를 언급”

“노회찬 가치 부정은 아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4.3보궐선거 레이스가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잇따른 악재로 궁지에 몰린 상태다.

경남 통영·고성에선 지역기자 돈봉투 매수 의혹이 불거진 데다가, 창원·성산 선거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고(故) 노회찬 의원 관련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휘발성 강한 파문은 노 의원 관련 망언 논란이다. 오 전 시장은 1일 경남 창원 유세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겨냥해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의 정신을 이어받은 분이 창원시민을 대표해서 되겠느냐”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의당은 보궐선거 하루 전날인 2일 오 전 시장의 발언을 도마에 올려 총공세를 퍼부었다.

정의당은 오 전 시장의 발언은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창원시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입장이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노회찬에 대한 모독은 그를 사랑한 창원시민들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며 “노회찬은 한평생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섬기며 불의에 맞서왔다. 노회찬의 이름은 자유한국당 따위가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당장 노회찬 대표에 대한 패륜적 망언과 모독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유족과 창원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남 창원 여영국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도 오 전 시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정미 대표는 “오 전 시장의 발언은 묵과할 수 없는,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노회찬 전 대표를 그리워하는 창원·성산 시민들에 대한 정치적 테러”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어제의 패륜적 망언은 한국당의 특별한 실수가 아니며 자유한국당의 본성 그 자체”라며 투표를 통한 심판을 호소했다.

그는 “노회찬을 조롱하고 부정하는 패륜 집단에게 노회찬을 다시 빼앗길 수는 없다”며 “5번 여영국에 투표해주셔서 창원·성산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사람답지 않으면 정치해서는 안 된다. 이번 선거가 박근혜 망령과 노회찬 정신과의 싸움인 이유”라며 “창원시민들께서 박근혜 망령을 걷어주시는 심판을 위해 꼭 투표해 달라”고 했다.

한국당은 오 전 시장 발언과 관련한 별도의 공식 논평 없이 창원 지역의 경제적 어려움을 부각하며 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다만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오 전 시장의 발언에 대해 ‘사실’ 자체를 언급한 것이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성명서에서 “노 전 의원이 우리나라 진보 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한 것은 존중하고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나 그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뇌물을 받은 것 때문에 수사가 진행되자 압박을 받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이 언급한 것은 이런 이유로 발생한 ‘노회찬의 자살’ 때문에 창원·성산 보궐선거가 이뤄지게 됐다는 사실 자체를 언급한 것이지 노 전 의원이 살아가고자 했던 가치마저 부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국당은 오 전 시장 발언 파문 외에도 강기윤 후보의 운동경기장 내 유세 논란, 통영·고성 선거에선 정점식 후보 관련 지역 기자 매수 의혹이 불거져 난감한 처지가 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