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K리그 경남FC와 대구FC가 맞대결한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가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출처: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지난 30일 오후 K리그 경남FC와 대구FC가 맞대결한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가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출처: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30일 경남FC vs 대구FC 경기

황 대표, 한국당 후보 지지 호소

FIFA, 경기장 내 정치활동 금지

경남FC 승점 10점 삭감 위기

[천지일보=명승일·홍수영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30일 경남FC 경기장에서 4.3 재보궐 선거를 위한 유세활동을 벌인 것이 경기장 내 선거 운동을 금지한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지침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31일 경남FC 등에 따르면 4.3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이날 황 대표는 전날 경남FC와 대구FC가 맞대결한 경남 창원축구센터를 찾았다.

황 대표는 경기장을 찾아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후보를 지원했다. 당시 유세 장면은 한국당 공식 유튜브 ‘오른 소리’에서도 볼 수 있다.

영상에 따르면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붉은색 점퍼를 입고, 한국당 후보들의 기호인 2번을 의미하는 ‘V’자를 그리면서 유세를 벌였다. 강 후보는 자신의 기호와 이름이 적힌 붉은색 점퍼를 입고 황 대표와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선거운동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지침에 어긋난다.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 내에선 정당명·기호·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할 수 없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피켓·어깨띠·현수막 등의 노출도 금지된다.

이를 어길 시 홈팀에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이나 무관중, 홈경기, 제3지역 홈경기, 2000만원 이상의 벌금 등의 제재가 이뤄진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축구장 내 정치 활동에 대해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황 대표는 경기장에 입장해서 선거 유세를 한 만큼 홈팀인 경남FC에 대한 처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경남FC 측은 고의로 입장을 허용한 것은 아니며, 황 대표 측이 경기장 내로 밀고 들어와 손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황 대표 집중포화 ‘한 목소리’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여야 3당은 일제히 황 대표를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황 대표와 한국당은 경남FC와 경남도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기 바란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은 한국당의 맹성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최원선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경남FC 구단은 이로 인해 10점 이상의 승점 삭감, 무관중 홈경기,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경고등의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졌다”며 "경기장 내 선거운동 금지는 기본인데, 기본도 안 된 상태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고 알고서도 막무가내의 선거운동을 했다면 도민과 축구팬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평소에는 법치주의를 강조하더니 구단 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경기장에 밀고 들어가 선거유세를 강행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칙왕’ 황 대표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라며 “국제규정을 위반하고 선거유세를 강행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하라”고 촉구했다.

계속되는 논란에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창원성산 선거 유세 가운데 기자들에게 “나름대로 (선거규정 준수에) 노력을 했는데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었더라면 앞으로도 그런 부분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법을 잘 지키면서 국민들에게 저희를 알리려는 노력을 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성산 보궐선거는 정의당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앞서고 있다. 한국당 강 후보는 그 뒤를 맹렬히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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