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최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5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최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5

“정치 일정상 상반기 중 회담 재개돼야”

하노이 회담 결과 “의도된 결렬” 분석

“볼턴 백악과 보좌관, 악역 맡아” 해석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정세와 관련해 북미 양국이 곧 물밑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최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우리는 수주의 조율을 거쳐 다시 만날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북미 양국의 국내 정치·경제 일정상 올해 상반기 중에 북미 간 회담이 재개돼야 한다는 게 정 전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20년 재선을 위해서 비핵화 문제를 정치적으로 빨리 매듭짓고 싶어한다. 김정은 위원장도 2016년 북한 인민들에게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다시 만나야 하는데, 김 위원장의 시간표로 보면 상반기 중에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을 빨리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고 언급하면서 “이는 문 대통령이 나서 달라는 얘기다. ‘내(트럼프)가 깨놓고 내가 다시 만나자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북미회담을 앞당기는 건 역시 문 대통령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지난해 5월 26일처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회담’ 등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문 대통령이 양측의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한다. 북미 양측 모두에게 설명을 듣고 절충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이번 하노이 회담 결과와 관련해 ‘의도된 결렬’로 평가했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로 ▲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담은 공개된 사진 한 장 ▲폼페이오 발언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문 대통령에 대한) 전화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첫날 만남 후 기자들에게 ‘둘이서 한 얘기를 문서로 만들었다면 돈을 내고라도 보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는 합의가 다 됐다는 얘기”라고 풀이했다.

이렇게 북미 양측이 사실상 합의에 이르렀으나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바뀐 것과 관련해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봤다.

그는 “볼턴은 협상의 문턱을 높이고, 그 문턱까지 따라오면 아예 골대를 옮겨버리는 사람”이라며 “회담 둘째 날 확대회담에 볼턴 보좌관이 배석한 것이 회담 결렬에 대한 우려를 갖게했다”고 밝혔다.

이어 “첫날 회담 때 없었던 볼턴이 둘째 날 확대회담에 난데없이 등장했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자신들이 만들었던 합의를 자신들이 깨는 식으로 할 수 없으니 볼턴에게 악역을 맡긴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문턱을 높이니 북한도 제제 해제를 더 큰 폭으로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서로 문턱을 높이다보니 안된 것이다. 의도된 노딜이었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의혹과 관련한 마이클 코언 청문회가 신문지상(헤드라인)에 오르내리는 등 골머리를 앓은 와중에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반전을 노린 것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 밖에 남북경협과 관련해서는 정 전 장관은 미국과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한국경제의 힘으로 북쪽의 코를 꿰야 한다”면서 “6.25전쟁 이후 미국이 우리나라에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줘서 우리가 미국을 좋아한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남북관계에서도 그 원리가 불변의 진리”라고 주장했다. 이는 보수 야당에서 비판하는 ‘대북 퍼주기’ 옹호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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