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팔달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영동시장. ⓒ천지일보 2019.3.4
[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팔달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수원남문글로벌시장. ⓒ천지일보 2019.3.4

정조대왕이 만든 옛 시장 재현

수원 최대 규모 전통시장 ‘우뚝’

스토리텔링이 있는 명품시장

[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수원에서 가장 큰 시장은 어디일까.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 옆쪽에는 수원천을 중심으로 개천변을 따라 양옆에 9개(지동시장, 미나리광시장, 영동시장, 남문시장, 팔달시장, 못골종합시장, 시민상가시장, 구천동공구시장, 남문로데오시장)의 시장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곳 시장 모두는 수원남문시장으로 불린다.

최극렬 수원시상인연합회 회장에 따르면 과거 220여년 전 경기 수원남문시장은 조선 22대 왕 정조가 수원화성을 조성해 도성을 이루고, 서울 도심의 육의전을 본떠 이 화성 안에 시전을 열도록 했다. 또 남문 성 밖에 또 다른 장시를 개설했는데, 이 바깥 장이 오늘날 수원을 대표하는 장시가 됐다. 그 시대 수원을 대표한 장시가 어느덧 시간이 흘러 지금의 팔달문 주변 수원남문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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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수원남문글러벌명품시장 정조대왕의 동상. ⓒ천지일보 2019.3.4

◆글로벌명품 시장으로 거듭나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 일대(1.83㎢)는 지난 2016년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이어 수원남문시장이 글로벌명품시장으로 선정돼 3년(2016~2019)간 육성 중이다. 수원남문시장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고품격 전통시장으로 우뚝 섰다. 낮에는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시장문화가 있고, 밤에는 푸드트레일러 콘텐츠가 있는 야시장이 문화를 이뤄 지역 명소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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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수원남문글러벌명품시장 풍경.  ⓒ천지일보 2019.3.4

◆전통시장은 덤으로 情을 키우는 곳

전통시장의 매력은 바로 정이다. 기자가 직접 지역 특산물을 살펴보기 위해 만져보고 골라보는 중에도 여기저기서 값을 흥정하거나 더 많이 달라는 대화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덤 좀 주세요” “아따 그 양반 많이 드렸구먼” “그래도 조금 더 주세요” “자 옛소” 상인과 물건을 사는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겨운 실랑이는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있다. 미나리광시장에는 오래된 뻥튀기집이 있다. 깡통에 담긴 검은 콩, 쌀·밤·말린 떡국 등을 튀기기 위해 가게에는 어르신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 “뻥이요”하며 순식간에 터지는 소리에 어린 시절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최근 흥행한 영화 ‘극한직업’에서 인기를 끌었던 수원왕갈비통닭 ‘오거리통닭집’도 만날 수 있다. 생닭으로 튀겨 왕갈비 양념을 입힌 수원왕갈비통닭은 연하고 쫄깃해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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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수원남문글러벌명품시장 영동시장. ⓒ천지일보 2019.3.4

◆외국인에게 소개하고 싶은 대표 전통시장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전통시장 외국인 관광 수용태세 진단 결과 종합평균 상위시장 5점 만점에 전주남부시장(3.53), 정선아리랑시장(3.36), 수원남문시장(3.31)으로 3위에 랭크됐다. 또 수원남문시장에는 관광객에게 인기 만점인 금박체험교실이 있다. 이는 ‘왕이 만든 시장’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운 간판 프로그램이다. 정조가 즐겨 마셨다는 막걸리 잔에 순금을 입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이천도자기에 순금 99%를 입힌 잔에는 ‘불취무귀’란 문구가 기록돼 있다. 만백성의 태평성대를 꿈꾸었던 정조대왕의 건배사다. 금박체험 프로그램은 ▲중국광저우 박람회 ▲싱가포르 박람회 ▲일본 도쿄 박람회 ▲홍콩방송TVB E-NEWS ▲전국우수시장 박람회 ▲인천관광공사 일본가이드북에도 소개된 바 있다. 이외에도 화성어차를 타고 시장 투어를 할 수 있다. 화성어차는 수원화성의 주된 관광 상품으로 5.8㎞를 순환하는 관광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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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수원남문글로벌전통시장의 모습. ⓒ천지일보 2019.3.4

◆매년 개최되는 쇼핑관광축제

유통, 제조·관광·문화업계 등이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로 코리아세일페스타(KOREA SALE FESTA)가 있다. 그 시대를 기념해 작지만, 관광객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엽전 이벤트’ 축제, 지동교광장 위에서 열리는 10월의 남문거리축제, 한복맵시대회, 시민가요제, 대학가요제를 비롯해 매년 12월에 열리는 왕의 크리스마스 등 다양한 쇼핑 축제가 열린다.

최극렬 수원시상인연합회 회장은 “수원의 상권은 화성을 축성한 후 정조대왕이 직접 내탕금을 주어 마련한 장시다. 일제 격변기를 지나 70~80년대는 호황을 누리던 남문시장이었고, 서울 상업은행보다 땅값이 비싼 곳이었으며 도·소매시장이 성행했다”고 소개했다.

정형화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팔달문을 중심으로 수원의 역사와 함께 지내온 전통 재래시장 수원남문시장을 추천해본다.

한편 수원시는 정부 공약 사업인 ‘1시장 1주차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현, 22개의 재래시장 중 12곳의 주차장이 완비돼 있어 1400대 주차가 가능하고, 나머지 10곳도 2022년까지 완비할 계획이다.

[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수원남문글로벌시장에서 열리는 금박체험장에서 한 시민이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수원남문글로벌시장에서 열리는 금박체험장에서 한 시민이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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