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삽 뜨기 전부터 삐걱대는 ‘새 광화문광장사업’, 시민들 생각은?
[이슈in] 삽 뜨기 전부터 삐걱대는 ‘새 광화문광장사업’, 시민들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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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기본계획을 발표하자 행정안전부가 이를 반대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풍경. ⓒ천지일보 2019.1.26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기본계획을 발표하자 행정안전부가 이를 반대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풍경. ⓒ천지일보 2019.1.26

“치적 쌓기” vs “정책 공감”… 서울시-행안부 충돌
김부겸 “절대 수용 불가”… 박원순 “안되는 일 없다”
서울 시민, 기대·우려 뒤섞여 사업 추진 진통 불가피
설계안·GTX 신설·이순신장군상 이전 등 난제 산적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두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연일 공방을 이어가면서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행정안전부(행안부) 수장인 김부겸 장관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맞받아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2021년까지 광화문광장을 새롭게 정비해 시민의 공간으로 돌려주겠다는 대규모 사업 계획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의 반응은 우려와 기대가 뒤섞였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박원순 시장의 치적 쌓기 조급증이란 지적이 나왔다. 반면 서울 시민의 편의와 미래도시 비전을 품은 정책이기에 공감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박현남(80, 남)씨는 “시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행안부와 협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며 “(지금도 교통량이 많은데) 길이 좁아지면 차들이 어떻게 다닐 수 있나. 이 정도의 (광화문) 광장이면 넓은 거다. 더 이상 넓힐 필요도 없다고 본다. 일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왜 무리하게 1000억원 이상 들여서 추진하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박씨는 “서울 시민 중에는 (한겨울인데) 난로도 없이 쪽방촌에서 연탄을 의지해 사는 사람이 많다. 그러한 사람들을 도와 줘야 한다”며 “이 외에 추진 사업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박 시장이 치적 쌓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인명(74, 남, 서울 서대문구)씨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씨는 “행안부도 반대하고 있다. 또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광장은 교통량이 많은 곳이다. 차도를 줄이면 안 된다. 한 번 막히면 이 일대 주변은 극심한 정체를 빚게 된다”며 “촛불을 형상화하는 계획도 문제다. 무엇보다 이순신장군상과 세종대왕상을 옮겨 한쪽 귀퉁이에다 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두 동상의) 역사적인 의미와 국민 정서에 반하는 사업이다. 좋은 사업이라고 해도 대화가 부족하고, 시민의 생각에 반하는 사업은 큰 문제”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서울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제공: 서울시)
서울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제공: 서울시)

반면 광화문광장을 새롭게 재정비한다는 소식에 반기는 시민도 있다. 이날 광화문광장을 찾은 최혜장(77, 남, 서울 양천구)씨는 “좋은 사업이다. 사업 추진에 있어 세금과 힘이 많이 들어가지만 계획대로 완성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본다”며 “시민의 행복과 미래도시 비전을 품은 계획인 만큼 서울시 정책에 공감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주말을 맞아 두 아이와 광화문광장을 찾은 주부 김지언(42, 여, 서대문구)씨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은) 하면 좋을 것 같다. 서울 시내에는 놀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뛰어노는 공간도 적은 편이다. 여기 광장도 양 옆으로 차가 다니기에 솔직히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며 “광장이 넓어지고 지상·지하 교통 편의와 시민의 공간이 확대된다면 서울 시민의 입장에선 좋은 거다. 행안부와 대화를 잘해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계획만 오픈하고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도 든다”는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기본계획 발표 후 이전 논란이 일고 있는 이순신장군상과 세종대왕상. ⓒ천지일보 2019.1.26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기본계획 발표 후 이전 논란이 일고 있는 이순신장군상과 세종대왕상. ⓒ천지일보 2019.1.26

◆“서울시, 일방 사업추진 반대” 행안부·국토부

행안부는 이례적으로 입장자료를 내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3일 행안부는 “설계안 대로면 정부서울청사 건물 4동이 철거되고 청사 앞 도로·주차장이 모두 광장으로 수용된다”면서 “서울시와 정부 간에 합의된 바 없는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행안부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의 서울시 설계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24일 “행안부와 서울시는 성공적인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의견을 충분히 조율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이번 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광화문역 신설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사전 협의되지 않은 내용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비용부담 문제를 두고 양 기관이 대립하고 있다.

서울시는 “(비용 관련) 국토부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면서도 “타당성 조사 후 국토부 및 민자 사업자와 협의해 보겠다”고 밝혀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순신장군상과 세종대왕상 이전 계획도 골치 아픈 문제다. 서울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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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2019-01-27 08:40:15
서울과 수도권은 많은 돈들여 엄청나게 변모하는데 지방은 찬밥신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