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대통령이 해마다 연초 하원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 형식으로 진행해 온 전통적 형태의 국정 연설이 올해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이후로 미뤄졌다.
하원의 일인자인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셧다운 해소 전까지는 안된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이 끝난 후 국정연설을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펠로시 의장이 셧다운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연설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것은 그녀의 권한”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나는 미 의회의 중요성과 역사, 전통을 존중하기 때문에 국정연설을 대신할 장소를 찾고 있지 않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위대한 국정연설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타협을 하지 못해 하원회의장에서 국정연설이 최종적으로 무산된다면 수십년간 이어져온 미국 대통령의 전통을 깨는 전례없는 사건이 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경 안전 관련 보수 진영 지도자들과 만남에서 “국정 연설이 낸시 펠로시에 의해 취소됐다. 그가 진실을 듣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는 미국의 대중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잇는지에 대해 듣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29일 하원회의장에서 예정대로 국정 연설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셧다운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29일 하원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