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검찰 조사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검찰 조사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3

9시간·10시간·13시간씩 할애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조서검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두 세 차례 소환 후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하려던 검찰 계획에 생겼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은 다음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5일 오전 9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쯤까지 3차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각급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를 비자금으로 조성해 썼다는 의혹 등에 대해 신문했다.

조사를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오후 11시까지 지난 14일 이뤄진 2차 조사에 따른 피의자 신문 조서를 검토하고 귀가했다. 조서검토에만 9시간을 할애했는데, 이는 조사 시간의 두 배에 달하는 시간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도 양 전 대법원장은 2·3차 조사에 대한 조서검토를 모두 마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번 주 안 에 한 차례 더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서 열람을 이어갈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첫 검찰 소환 때도 작성된 조서검토에 13시간을 들였다. 심야조사를 지양한다는 방침 아래 검찰이 자정 전에 조서 열람을 중지시키고 양 전 대법원장을 돌려보내자 이튿날인 12일 자진 출석, 10시간에 걸쳐 1차 조사 관련 조서검토를 끝냈다.

조서검토에 이토록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면 진술과 다르게 기재된 부분, 취지가 다른 부분 등을 수정하고 서명·날인한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가 예정된 양 전 대법원장 입장에서는 조서를 꼼꼼히 살펴 검찰이 재판에서 어떤 패를 꺼내놓을지 분석하고 검찰 질문에 대해 미리 적절한 답을 준비해 놓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신병처리 결정은 다음 주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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