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해 악재가 끊이질 않았던 제너시스 BBQ 윤홍근 회장.
2018년 한해 악재가 끊이질 않았던 제너시스 BBQ 윤홍근 회장.

직원·점주 위한 노력 꾸준했지만

‘오너 악재’에 결국 본사도 타격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그간 다양한 구설수로 ‘오너리스크’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윤홍근 BBQ 회장. 그가 이끄는 제너시스 BBQ에 있어 2018년은 특별히 악몽의 한해가 됐다. 윤 회장이 몰고 온 구설수로 회사가 압수수색을 받고 회장이 입건되는 등 안 좋은 사건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점주뿐 아니라 어려운 지역주민까지 챙겼다

지난해 가격 기습인상과 철회, 갑질, bhc와의 소송전 등으로 시끄럽긴 했지만 올해도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년식을 통해 ▲기하급수적 경영성과 달성 ▲단위당 매출 2배 신장 ▲업무 책임제 및 프로세스 고도화 ▲조직문화 혁신 등 4대 경영방침을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3월에는 윤 회장이 GM 군산공장 폐쇄로 뒤숭숭해진 전북을 찾아 이 지역에서 BBQ를 창업할 시 316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통큰 약속을 하며 지역 돕기에도 나섰다. 회사의 발전을 위한 노력도 계속됐다. 3월 숍인숍 형태로 대만 진출을 성공시켰고 4월에는 디지털 비전선포식을 열었다. 연초 발표한 계획을 더 구체화해 디지털 혁신으로 자동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2025년에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1등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 치킨 브랜드 BBQ 외에도 우동·돈가스 브랜드 ‘우쿠야’, 분식 브랜드 ‘올떡’ 등의 리뉴얼도 단행했다. 지난 8월에는 서울 대치동에서 20~30대 젊은 소비자를 공략할 패밀리레스토랑 형태의 새로운 콘셉트 매장 ‘BBQ치킨레몬’을 선보이기도 했다. 점주들과 직원들을 위한 지원도 이어갔다. 폭염에는 더위에 고생하는 가맹점주들에 수박을 배달하고 수능 때는 수험생을 둔 가맹점주들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또 영업하는 직원들을 위해 법인명의의 차량도 지원했다.

◆강렬했던 악재들로 공든탑 와르르

지난해 5, 6월에 단행된 가격인상으로 들끓었던 여론은 BBQ가 인상을 철회하면서 수그러졌다. 하지만 3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지난 2015년에 가맹점의 인테리어 개선 공사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긴 사실이 적발되면서 악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BBQ는 공정위의 조사 결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공사비 5억 3200만원을 지급하라는 시정명령과 별도로 3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여름부터는 윤 회장이 개인적인 논란들이 연이어 보도됐다. 간부들에게 ‘충성보고’를 받거나 회장 집무실 앞에 내부 고발자를 막기 위해 금속탐지기와 스마트폰 보관함이 설치돼 있다는 내용, 윤 회장이 비서 채용에 ‘키 165㎝ 이상’ ‘이영애처럼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등 구체적인 외모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등의 보도였다.

9월에는 BBQ 봉은사역점 가맹점주 김모씨가 본사와 윤 회장, 임직원을 대상으로 업무방해, 모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무혐의·공소권 없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윤 회장과 직원들 사이에 언쟁이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이지만 위력 행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지 폭언 자체가 없었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또 모욕 혐의에 대해서도 ‘사건 발생 시기로부터 6개월’인 고소기간이 지나 각하 결정이 된 것이어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진 못했다.

10월에는 BBQ가 주최하는 슈퍼콘서트도 ‘엑소(EXO)’가 출연하지 않음에도 확정됐다는 거짓홍보를 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BBQ는 일부 가맹점주가 문자로 홍보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11월에는 주요 임원의 사임, 소송전 패소, 윤 회장 자녀 유학비 횡령에 치킨가격 인상이라는 쓰나미가 몰아쳤다. 윤홍근 회장의 동생 윤경주 대표와 공동대표였던 윤학종 공동대표가 취임 9개월 만에 BBQ를 떠났다. 지난해 6월 취임 3주 만에 사임한 이성락 전 대표의 후임마저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난 것.

bhc와의 소송전에서는 승기를 줄줄이 빼앗겼다. 지난 11월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신광렬)가 원고인 제너시스BBQ와 윤홍근 회장 등 6명이 bhc 인수업체인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FSA)를 상대로 제기했던 중재판정 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각하 판결을 내린 것. 항소심은 BBQ가 bhc에 98억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국제중재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본 것. 2013년 6월 BBQ는 자회사이던 bhc를 113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듬해 8월 FSA는 BBQ가 계약서상 가맹점수를 허위로 기재했다고 주장하며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했고 2017년 2월 ICC가 FSA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BBQ가 불복 국내 법원에 중재판결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졌고 항소심에서도 법원이 FSA의 손을 들어준 것. 이뿐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동연)가 bhc가 BBQ를 상대로 낸 물품대금 청구소송에서도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났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BBQ는 bhc에 미지급 대금 2억 4368만원을 줘야 한다.

이런 가운데 bhc는 서울 송파경찰서에 BBQ 고위 임원 A씨와 B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사의 회사 경영을 방해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면 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BBQ가 bhc로부터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며 1000억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데 대한 맞불인 셈이었다.

이런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치킨 3종의 가격을 1000~2000원을 단행했다. 본사 측은 가맹점주의 지속적인 요구에 어쩔 수 없어 9년 만에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점주들은 본사가 일방적인 결정을 했다고 반발하는 등 내부적인 잡음도 계속되고 있다.

점입가경으로 이번에는 그간 소문만 흉흉했던 윤 회장의 횡령에 대한 이야기가 보도를 탔다. 윤 회장이 장남 윤혜웅씨의 유학 자금으로 8년간 회삿돈 20억원을 빼돌렸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BBQ 측은 “사실무근, 언론의 갑질”이라고 해명했지만 12월 결국 경찰은 관련 혐의로 본사를 10시간 넘게 압수수색했다. 또 관련자의 금융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고 회계, 인사, 해외부서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또 윤 회장은 업무상 횡령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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