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출처: 뉴시스)
5월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지난 5월 북한이 폭파한 함경북도 만탑산 풍계리 핵실험장 일부가 원상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등 파괴 정도가 불분명하고, 검증을 위해 제대로 된 사찰이 중요하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전했다.

38노스는 프랭크 파비안과 조엘 위트가 기고한 ‘풍계리 핵실험장: 현 상황과 미래의 사찰’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글에는 지난 10월 31일과 한 달 후인 11월 30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38노스는 지난달 위성사진을 보면 행정지원 시설들과 지휘본부 안에 있는 가장 큰 두 개의 건물이 온전한 상태라고 했다. 또한 북한이 터널 입구를 막은 이 지역에 대한 파괴 정도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들 터널을 재개하거나 인근에 새로운 터널을 굴착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38노스는 말했다.

약 20여명의 인력이 남쪽 지원구역 내 현장에서 발견된 점도 핵실험장이 완전하게 폐기된 게 아니라는 추가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도로가 잘 관리되고 있고 군데군데 눈으로 덮여있는 주요 도로에 차량이 지나간 흔적도 선명했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사찰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한 6대 과제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 사용된 뒤 폐쇄된 동쪽의 1번 갱도를 포함한 모든 핵심 핵실험 구역들에 대한 방문 허용 ▲굴착기 등 중장비를 이용한 갱도 붕괴 정도 정밀 측정 ▲상세한 갱도 배치도 사찰단 제공 ▲지휘본부 추정시설 방문 허용 ▲미래 핵실험에 대비한 해당 지역 전체에 대한 측정 기준치 확립 ▲지진·음향 감지기 설치 허용 등을 제시했다.

38노스는 사찰을 통한 감시가 핵실험장을 재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9월 남북공동 성명과 10월 7일 폼페이오의 방북 기간에 ‘풍계리 실험장 재사용 불능 확인’을 위한 사찰을 허용한 바 있다.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현장 사찰을 북미 비핵화 협상의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