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강화도에는 역사와 문화가, 석모도에는 힐링이 숨쉰다
[쉼표] 강화도에는 역사와 문화가, 석모도에는 힐링이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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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광성보 내에 있는 ‘신미순의 총’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광성보 내에 있는 ‘신미순의 총’ ⓒ천지일보 2018.12.10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

 

신미양요 격전지 ‘광성보’

51명의 무명용사 무덤서

외세에 맞선 선조 넋 기려

 

섬 중에 섬 ‘석모도’

강화 석모도미네랄 온천서

뜨끈한 온천으로 몸 녹이고

붉은 석양으로 마음 녹인다

[천지일보=박혜옥, 백민섭 기자] “조선의 수비병은 아무런 두려움 없이 호랑이처럼 용감하게 싸우면서 그들의 진지를 사수하다가 죽어갔다. 민족과 국가를 위해 이보다 더 장렬하게 싸운 군인들을 다시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1871년 신미양요 전투에 참가했던 미군 장교가 훗날 남긴 글.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 강화도에는 특별한 무덤이 있다. 강화해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 역할을 해온 광성보 내에 있는 ‘신미순의 총(辛未殉義塚)’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신원을 알 수 없는 51구의 전사자가 7기로 분묘된 곳이다. 이들 무덤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강화도는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등 숱한 외세의 침략을 견뎌내며 ‘호국의 보루’로 그 역할을 담당해 온 곳이다. 그 중 광성보는 1871년 신미양요 때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 유명하다. 신미양요 때 광성보 전투에서 조선군은 어재연 장군을 중심으로 미해군 육전대(陸戰隊)와 용감히 항전했으나 열세한 무기로 분전하다 포로가 되기를 거부해 몇몇 중상자를 제외하고 전원 순국했다.

당시 군사를 이끌던 어재연 장군과 동생 재순, 군관, 사졸 등 53명의 전사자 중 어재연 형제는 충청북도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에 안장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나머지 51명의 시신을 7기의 분묘에 나눠 합장한 곳이 ‘신미순의총’이다.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강화도 광성보의 성문 ‘안해루’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강화도 광성보의 성문 ‘안해루’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강화도 광성보의 성문 ‘안해루’에 들어서면 보이는 서해바다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강화도 광성보의 성문 ‘안해루’에 들어서면 보이는 서해바다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2018.12.10

150여년이 흐른 2018년 11월 30일, ‘신미순의총’ 앞에 선 기자는 절로 숙연해진다. 이곳에 들르기 전 찾았던 광성보에서 느꼈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광성보를 알리는 큰 문루인 ‘안해루’라는 성문을 들어서면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병풍처럼 펼쳐지는 절경을 자랑한다. 몇 백년 전 이 바다 어딘가에 함선이 있었고, 미군이 상륙하면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광성보에 서 보이는 앞 바다는 평화롭고 고요하기만 했다. 이곳에서 한때 프랑스·미국·일본의 군함과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았다.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광성돈대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광성돈대 ⓒ천지일보 2018.12.10

안해루 왼쪽을 보면 광성돈대가 있다. 광성돈대는 광성보에 소속된 3개의 돈대 중 하나다. 광성돈대는 신미양요 때 파괴됐다가 1977년 포좌 4개소와 포3문이 복원됐다.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광성보 문루인 안해루(按海樓)에서 시작되는 소나무길.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광성보 문루인 안해루(按海樓)에서 시작되는 소나무길. ⓒ천지일보 2018.12.10

안해루 오른쪽에는 울창한 소나무 산책길이 있다.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돼 역사는 잠시 접어둔 채 가는 가을, 오늘 겨울을 품은 풍경을 즐겨본다. 곧 이어 무명용사비, 쌍충비, 신미순의 총, 손돌목돈대가 마주한다.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마니산과 첨성대, 고인돌, 고려궁지, 강화 역사박물관, 전등사, 광성보, 강화 평화전망대, 동막해수욕장 등 다양한 유적지와 함께 바다와 산이 모두 있어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잠시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섬 속의 섬’ 석모도를 가기 위해 나섰다. 전에는 뱃길을 이용해야 했지만, 이제는 다리가 놓인 덕에 자동차를 타고 석모도미네랄온천으로 향했다.

강화군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운영하는 석 모도미네랄온천은 우리나라 3대 관음영지인 보문사의 마애석불좌상을 바라보며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노천 온천을 즐기며 서해안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힐링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석모도미네랄온천은 460m 화강암에서 용출하는 다량의 미네랄이 함유된 고온의 온천수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각각 다른 온도의 노천탕에 서 바로 앞의 바닷가를 보고 즐기는 색다른 절경이 가히 으뜸이다.

온천에는 여러 개의 노천탕, 차양막이 설치돼 있는 선베드 공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기와지붕 정자, 파라솔 테이블, 예쁜 의자 등이 있다. 2층엔 전망대가 있어 하늘과 바다, 그리고 온천에서 노천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친 마음과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석모도의 미네랄온천에 몸을 담그면 감탄사가 절로 난다. 가장 인기 있는 시간대는 저녁노을을 볼 시간이라고 한다.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석모도미네랄온천에서 방문객들이 석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석모도미네랄온천에서 방문객들이 석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8.12.10

저녁 때 석양이 바다 수평선으로 반 정도 내려오자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바다 가까이에 있는 난간으로 다가갔다. 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 온 심명선(35)씨는 “인터넷 보고 서울에서 왔다. 온천에 대한 어릴 적 기억이 좋아서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며 “여기서 보는 석양이 장관이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이 돼서 지는 석양을 본 그는 “지금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인생 석양”이라고 감탄했다.

남편하고 인천에서 왔다는 노영란(50)씨는 “얼마 전 ‘무한도전’ 프로그램에서 유재석 등 멤버들이 여기 온천에서 노천하는 모습을 보고 가 봐야지 생각했다”면서 “블로그에도 괜찮다는 평이 자주 올라와서 오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노천 탕이 많아서 좋다. 오가는 길에 예쁜 카페들도 많다. 노을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여행차 온 22살의 김명훈, 박상경, 최호준씨는 “친구들과 놀러 왔다. 사진을 보고 기대치가 많이 쌓였는데 와보니 아쉬움이 좀 있다. 하지만 가격 대비는 좋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석모도미네랄온천 전경. ⓒ천지일보 2018.12.10
[천지일보 강화=백민섭 기자] 석모도미네랄온천 전경. ⓒ천지일보 2018.12.10

온천에서의 일정을 마치니 저녁 땅거미가 어둑어둑 깔리기 시작했다.

지척에 있는 우리나라 3대 기도사찰인 ‘보문사’는 다음을 기약하며 서울행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마음 한편에 아쉬웠던 마음은 다행히 석모도미네랄온천 인근에 있는 맛집을 방문하면서 달랠 수 있었다.

서해 바다에서 직접 잡아 올린 신선한 재료들이 바다의 향을 물씬 느끼기에 충분했다. 뜨끈뜨끈한 온천과 싱싱하게 살아있는 해산물까지, 마치 온탕과 냉탕(?)을 들어 갔다 나올 수 있는 조화로운 꿀팁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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