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와 함께라면’개발한 (주)독도 라수환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독도와 함께라면’ 기억해주세요”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독도와 함께라면’은 글귀가 아니라 라면 이름이다. 그 이름만큼이나 맛 또한 독특하고 신선하다. 울릉도 근해에서 나는 해산물을 이용해 만든 스프는 시원한 해물 맛을 내고, 우리 밀을 주원료로 만든 면은 쉽게 불지 않아 쫄깃한 면발이 예술이다.

국내외 폭넓게 사랑받는 라면을 아이템으로 활용해 독도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참 귀 열리는 얘기다. ‘독도라면’도 부족해 ‘독도’라는 이름을 내건 식품업체를 설립, 독도라면을 탄생시킨 (주)독도의 라수환(43·사진) 대표는 남다른 독도 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다.

10여 년간 생활용품제조 분야 수출입 사업에 전력해온 그가 이렇게도 독도에 애착을 갖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해외 비즈니스 현장에서 본 세계지도 때문이었다. 라 대표는 한 유명 중국기업의 공장을 방문하던 중 한쪽에 걸려있던 대형지도에서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된 것을 발견하곤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의 눈을 의심케 했던 이 같은 사실은 현실이었고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때부터 해외에 나가면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어요. 공교롭게도 보는 지도의 대부분이 ‘일본해’와 ‘다케시마’로 표기돼 있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한거죠.”

라 대표는 당장 ‘한국의 독도 영유권’ 진실을 알리는 일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고민 끝에 그간 쌓아온 사업수완을 발휘하기로 결심했다. 누구나 좋아하는 ‘라면’을 만들어 독도를 알리려고 그는 2005년 독도 회사를 차렸다. 그해 10월에는 독도를 브랜드로 내세운 ‘독도와 함께 라면’을 출시했다.

“막내아들이 아토피가 심한데도 라면을 무척이나 먹고 싶어하더라구요. 이거 다 싶었죠. 내 아이, 가족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자. 그래서 ‘웰빙 독도라면’이 나온 거예요.”

그는 면발도 스프도 모두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써서 만들었다.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참신한 제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맛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생각보다 주위의 관심은 싸늘했고 심지어 독도를 돈벌이로 이용한다는 비난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뚝심으로 5년을 이끌어온 라 대표의 ‘독도사랑’은 날이 갈수록 깊어져만 간다.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라면을 먹으면서 한 번쯤 독도를 생각해봤으면 해요.”

2년간 기부하고 판매한 ‘독도라면’은 모두 20만 개로 판매 활로가 몇몇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에 불과하지만 라 대표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보였다.

잘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이 기업의 논리겠지만 그는 ‘독도사랑’에 더 초점을 맞춰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14억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수익 창출의 목적이 아닌 ‘독도’를 알릴 수 있는 수많은 사람으로 여긴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정작 라 대표는 독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2006년부터 매년 독도행 배에 몸을 실었지만 번번이 높은 파도에 강풍까지 몰아쳐 독도 입도는 실패했다. 독도사랑에 앞장서고 있는 (주)독도의 주력 상품 ‘독도와 함께라면’이 온 국민, 아니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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