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표준물질의 체내 영상화 연구 과정.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미세먼지 표준물질의 체내 영상화 연구 과정.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몸 속 미세먼지 한 톨까지 잡아내는 분자영상 기술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코를 통해 몸속에 들어온 미세먼지가 60% 가량 폐에 축적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우리 몸속에 있는 미세먼지 한 톨까지 잡아내는 분자영상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직무대행 백원필)은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부 전종호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미세먼지의 체내 분포를 영상화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연구결과는 26일 국제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대기 중에 분포된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거쳐 폐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 구석구석으로 이동해 천식, 폐렴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을수록 독성이 커지며, 미세먼지 크기에 따라 체내 장기 분포가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 및 학계에서는 체내에 유입된 미세먼지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배출 기술을 연구하는 등 유해성 저감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도를 통해 노출 된 미세먼지 표준물질 영상.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기도를 통해 노출 된 미세먼지 표준물질 영상.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미세먼지는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공장·자동차의 매연을 통해 발생하는 먼지들 가운데 입자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1μm=100만분의 1m)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머리카락 지름(50~70μm) 대비 1/5~1/7 정도 크기로 육안 식별은 불가능하다.

연구진은 자동차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동일한 유형의 미세먼지 표준물질(DEP)을 방사성동위원소와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미세먼지 샘플을 실험용 쥐의 기도와 식도에 각각 투입했다. 이후 핵의학 영상장비를 활용해 장기 내 DEP의 축적량과 장기들의 상태를 촬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입을 통해 쥐의 식도로 유입된 DEP은 체외 배출까지 이틀이 소요됐으며 이동 중 다른 장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반면, 주의 코를 통해 기도를 거쳐 흡입된 DEP은 같은 기간 60% 가량 폐에 축적 됐다. 배출에도 7일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관찰됐으며 이 과정에서 소량의 DEP가 간과 신장 등 일부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체내 미세먼지의 실시간 축적량 및 움직임, 배출 상태를 살아있는 실험체에서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전종호 박사는 “핵의학 영상 기술을 활용하여 체내 유입된 미세먼지의 분포도 및 동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확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 의학계에서 주목하는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다양한 질환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 기술 개발에 필요한 기초 연구를 지원하는 등 향후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 할 수 있는 활로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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