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 전 대법관이 지난 2017년 6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박병대 전 대법관이 지난 2017년 6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개입 혐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사 초읽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박병대 전 대법관을 소환한다. 관련 수사가 시작된 후 대법관 출신이 공개 소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늘 19일 오전 9시 30분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 재직하면서 일제 강제징용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은 전임 법원행정처장인 차한성 전 대법관에 이어 지난 2014년 김기춘 비서실장 공관에서 열린 이른바 ‘소인수 회의’에 참석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강제징용 재판 지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박 전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조작 사건 ▲서울남부지법 위헌제청결정 사건 등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파견 법관을 통해 헌법재판소 내부사건 정보와 동향 수집, 상고법원 등 당시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법관과 변호사단체 등에 대한 부당 사찰, ‘부산 스폰서 판사’ 비리 은폐와 축소,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편성·집행 등 여러 사법농단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한 뒤 재판에 넘기면서 박 전 대법관을 오는 19일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임 전 차장 공소장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차·박 두 대법관에 고영한 전 대법관까지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또 검찰은 지난 7일 차 전 대법관을 비공개로 불렀고, 지난 9일엔 민일영 전 대법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 상대로 수많은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다. 박 전 대법관 조사 뒤엔 곧바로 고영한 전 대법관의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연내 조사 가능성은 이들의 진술 내용과 조사 상황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 조사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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