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주최로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난민에 대한 특강’에서 관련 분야 관계자가 난민 이해 필요성과 방법론 등을 다루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5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주최로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난민에 대한 특강’에서 관련 분야 관계자가 난민 이해 필요성과 방법론 등을 다루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5

난민에 대한 이해 “다양성 확보 일환”

난민 관련 교회의 구체적 입장 제안

난민인정심사 절차, 문제점 지적하기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예멘 난민 문제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찬·반 논란 해결을 위해서는 각계각층이 연대해 다양한 담론형성을 통해 난민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이해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주최로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난민에 대한 특강’에서 관련 분야 관계자들은 난민 이해에 대한 필요성과 방법론을 놓고 공감대를 나눴다. 

난민과 이주민 문제는 유럽국가에서 보여주는 사례처럼 세계적인 현상이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계속적으로 여러 갈등과 새로운 도전이 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심유환 유스티노 신부(기쁜나눔재단 상임이사, 예수회 난민봉사기구 한국 대표)는 미카엘 체르니 신부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혼란을 책임감 있게 다루기 위해서는 난민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나아가 현실적인 면에서 적절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특강에서는 난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제주도 예멘 난민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난민에 대한 실질적으로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근거 없는 두려움과 악의적인 뉴스들로 사회적으로 많은 소모적 논쟁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 신부는 “한국 사회에서의 난민에 대한 반응은 난민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문제를 고민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 없는 혐오와 인종차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점차 사회적·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받아들여지는 상황들은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난민에 대한 이해는 다양성 확보를 위한 일환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 신부는 “난민 문제는 역사적으로나 세계적으로 항상 인류가 대면해 왔던 문제”라며 “우리나라도 다문화 시대 다양성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또한 인류애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심 신부는 천주교회의 구체적 입장도 제안했다.

우선 교회는 이주민 사목과 함께 난민 사목도 준비하고 난민과 이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존의 이주민 센터의 운영과 실질적으로 난민에 대한 센터의 활용에 대해 고민해보고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난민 관련해서 일하는 교회 단체는 다른 시민단체와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재정 등의 한계로 난민 문제에 대해 선택과 집중도 고려 해볼 만하다”며 “난민 중에 가장 약자인 어린아이들, 장애인들, 여성들을 돕는 일에 우선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결정해서 실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밖에 사회적 통합을 위한 평화 담론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처럼 난민과 해당 국민과의 갈등 문제를 보면 사회 통합을 위한 대책 또한 중요하다”며 “사회통합을 위해 필요한 여러 프로그램들, 난민의 2·3세대를 위한 준비, 그리고 평화학이나 평화 담론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난민인정심사 절차와 관련해 현실적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심 신부는 관련 절차에 대해 난민 신청에 응대할 준비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제주도 예멘 난민 경우처럼 난민지원 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신속하고 공정하게 난민 심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법무부의 조직 인력 부족, 예산 부족으로 난민 업무에 대한 전문성 확보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2017년 기준 전국 난민 업무 공무원 수가 단지 39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난민 심사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1차 심사이며 이때 신청자의 정보와 자료가 수집되고 심사가 된다며 이 자료들이 2차 심사와 행정소송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임에도 난민심사관의 언어적 한계와 짧은 면접시간은 모든 것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경우에 따라 폭력이나 성적 학대로 트라우마가 있는 난민 신청자는 더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그런 도움 없이 낯선 환경에서 (난민) 스스로 자신을 변호하고 박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국내에 있는 모든 여자 수도회의 최고 장상인 수녀들로 구성된 단체다.

본래 수도회와 회원 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단체로 출발했으나 여성의 지위 향상, 통일운동, 빈곤한 주변부의 사람들을 위한 국제 연대 활동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로 발전했다.

가톨릭에서 장상이라고 하면 지위가 높거나 덕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며, 교회의 장상과 수도회의 장상으로 구분한다. 교회의 최고의 장상은 교황이고, 다음은 주교이며 마지막은 사제이다. 수도회의 장상(총장 또는 원장) 교회의 일반법과 수도회칙에 의해 수도회를 다스리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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