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내년 2학기부터 서울 중·고등학생 두발규제가 완전히 사라지며 머리카락 염색 및 파마 등도 단계적으로 허용될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고교생 두발규제를 폐지하는 ‘두발 자유화’를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사진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마친 학생들이 하교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8.1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내년 2학기부터 서울 중·고등학생 두발규제가 완전히 사라지며 머리카락 염색 및 파마 등도 단계적으로 허용될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고교생 두발규제를 폐지하는 ‘두발 자유화’를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사진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마친 학생들이 하교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8.10.1

서울시교육청 두발 자유화 선언

사회 곳곳에서 찬반 논란 ‘가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2학기까지 서울 내 중·고등학교의 완전 두발 자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학생과 학부모 등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확대된 두발 자유화에 대해 반기는 입장이지만 일부 학부모와 시민 사이에서는 ‘학생다움을 잃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발 자유화에 대한 찬반 청원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7일 “파마, 염색 등 두발 상태 자유화를 권유한다”며 “각 학교에서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사실상 두발 자유화를 선언했다. 

이미 서울 내 다수의 학교에서는 두발의 길이를 학생 자율에 맡긴 두발 자유화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이번 선언을 통해 두발의 길이를 비롯해 염색, 파마 등도 규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조 교육감은 “두발 자유화 선언과 진행 중인 편안한 교복 정책은 우리의 교육혁신의 새로운 확장”이라며 “표준화된 획일적 두발규칙에 순응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자기실현과 자기결정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의 두발 자유화 선언 이후 사회 곳곳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학부모는 “줄인 교복에 화장만 봐도 아가씨 같고 학생 같지 않은데 파마 염색까지 허용하면 학생으로 안 보일 것”이라며 “학부모 의견은 안중에도 없고 너무 자유만 남발하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용산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안그래도 요즘 학생들이 화장이 진해서 학생같지 않은데 파마나 염색을 허용하면 더 구분하기 힘들 것 같다”며 “술이나 담배를 팔때 더 유의해야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과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7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과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7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 대표는 “파마, 염색을 허용하게 되면 아이들이 머리를 신경 쓰느라 학업에 방해를 받거나 소홀해질 수도 있다”며 “파마나 염색을 할 때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오주연(19, 여)학생은 두발 자유를 적극 찬성한다고 밝히며 “학생도 꾸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다움을 이유로 염색이나 파마를 못하게 하는 건 어른들의 편견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전했다. 

최은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도 “두발제한은 구시대적인 유물”이라며 “젊은 친구들이 살아갈 사회를 어른들의 시각으로 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커지는 논란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두발 자유화에 대한 찬반청원까지 등장했다. 두발 자유를 반대하는 한 청원자는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 염색 파마는 학생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중·고교생들에게 염색이나 파마를 허용해주면 공부에 집중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두발 자유를 찬성하는 청원인은 “학생들을 억압 속에서 풀어줘야 한다. 자유를 줘야 한다”며 두발자유를 적극 옹호했다.

한편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시교총)는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두발 자유화 선언으로 인해 “학교 내 생활지도의 어려움뿐 아니라, 학교 밖 생활지도가 거의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이라며 “학내 면학분위기 저해와 학교 밖 탈선을 조장하는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교사의 지도권한이나 지도 여건은 보장하지 않고 책임만을 전가하는 것은 서울교육을 책임진 서울시교육청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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