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대구 동구 반야월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총회가 ‘제103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정기총회는 14일까지 열리게 된다. ⓒ천지일보 2018.9.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대구 동구 반야월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총회가 ‘제103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정기총회는 14일까지 열리게 된다. ⓒ천지일보 2018.9.10

예장 합동·통합·백석대신·고신

금주 정기총회 14일 모두 종료

[천지일보=강수경·박준성 기자] 한국교회 주요교단의 정기총회가 속속 시작을 알리면서 각 교단의 주요 이슈가 화두로 떠올랐다. 명성교회 세습으로 논란을 겪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가 세습에 명분을 제공해준 재판국원을 전원교체하며 이목을 끌었다. 폭력과 용역동원 등 오명을 남겼던 예장합동은 강력한 새 리더십을 바탕으로 회의 진행방식이 환골탈태했다. 그러나 이미 교인은 7만 5천명이나 감소했다. 예장통합도 교세는 1만 6천여명이 감소했다. 50만이 못되는 예장고신은 그나마도 교세가 2만명이나 더 줄었다.

◆ 예장합동 리더십 ‘눈길’… 교세↓ ‘숙제’

이번 예장합동 정기총회는 당초 4박 5일로 예정됐던 회의가 2박 3일만에 신속하게 종료됐다. 고성이 오가고 폭력·용역동원 행사 등 갈등이 증폭됐던 과거 총회의 모습도 답습하지 않았다. 다만 276만 4428명에서 268만 8858명으로 7만 5570명 감소한 교세가 숙제로 남았다.

지난 10~12일까지 대구 반야월교회에서 열린 이번 총회는 신임 총회장 이승희 목사의 리더십이 발휘됐다. 이 총회장은 이번 총회 전 각 지역별로 순회하며 총대들의 건의를 수렴했고, 총회 직전 2주 동안에는 보고서를 공부하고 내용을 숙지하는 등 철저한 준비로 1500명 이상 총대들에게 이틀이라는 선물을 줬다. 그는 내용이 어려운 헌의안은 간단하게 설명해 이해를 도왔고, 의사진행을 하면서 각 기관별 보고 내용과 순서를 조율했다. 또 신속하게 진행된 회의 중 간간이 재담을 섞어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총회 결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총회 임원회를 통해 언론홍보위원회 등 29개 위원회 중 상당수를 없애고, 상비부 중심의 기구 개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불필요한 조직 구성을 간소화해 재정 낭비를 막겠다는 의도다. 17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은급재단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전체이사의 사임서를 받고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

총대들은 교단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있는 현 총신대 정관을 개정해 교단의 실질적인 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총신대 총장 후보도 교단 목회자가 지원할 수 있도록 결의했다. 총신 사태 조사·처리를 목적으로 한 15인 특별위원회도 조직키로 했다. 매 회기 단골 안건으로 등장한 이중직 및 겸직 규정에 대해서도 규칙을 더 심화했다. 이번 총회에서 부총회장에는 김종준 목사(동한서노회, 꽃동산교회)가 당선됐다.

새로 선임된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조직. (출처: 예장통합 정기총회 영상 캡처)
새로 선임된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조직. (출처: 예장통합 정기총회 영상 캡처)

◆ 예장통합, 명성교회 세습 제동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가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세습에 제동을 걸었다. 10일부터 13일까지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에서 제103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목사·장로 총회대의원(총대)들은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청빙(세습)에 대해 교단 헌법인 ‘목회자대물림방지법(세습금지법)’의 정신을 훼손했다며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총대들은 정기총회 셋째 날인 12일 총회재판국 보고를 받지 않고 명성교회 세습을 적법하다고 판결한 재판국 15명 전원을 교체할 것을 결의했다. 사실상 세습을 인정한 재판국 전원을 불신임한 것이다. 앞서 신임 재판국장 임채일 목사가 명성교회 재판과 관련 “총대들과 교계에 깊은 아픔을 준 것에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총대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세습 금지 헌법 정신의 훼손’을 우려한 총대들은 전날(11일)에도 헌법위원회 해석 채택에 대해 반대 849표, 찬성 511표로 부결시켰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서울동남노회비상대책위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건의 노회 결의 무효소송 재판에 대해 재심을 신청했다. 비대위원장 김수원 목사는 “헌법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고 말장난으로 해석한 것이 문제였다. 이번 총회에서 이를 바로잡았다”며 “올바른 해석에 근거해 재심이 이뤄진다면 지난 판결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03회기 총회장은 임원선거에서 부총회장 림형석 목사가 자동 승계됐다. 부총회장은 단독 출마한 김태영 목사(부산 백양로교회)와 차주욱 장로(제천 명락교회)가 당선됐다.

예장통합도 지난해 273만 900명에서 271만 4314명으로 전체교인수는 1만 6586명 감소했다.

◆예장백석대신, 분열·갈등에 ‘홍역’

지난 2015년 예장백석과 예장대신 일부가 통합했다가 다시 교단을 탈퇴하는 등 진통을 겪은 예장대신은 이번 제41회 정기총회에서 명칭을 예장백석대신으로 바꿨다.

명칭 변경은 예장대신 수호파 측에서 소송을 통해 명칭사용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꾸게 됐다. 구 대신 측 목회자들은 이 소송에서 패소하자 교단을 탈퇴했다. 결국 통합 전 예장백석과 예장대신에서, 통합 후 예장백석대신과 예장대신으로 한쪽 교단의 몸집만 조금 더 커지고 이름이 바뀐 교단이 생겨난 셈이 됐다.

야심차게 통합을 시도했던 예장백석과 예장대신의 통합은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됐다. 예장백석대신은 더 빠져나가는 교회를 막기 위해 백석유지재단 가입 절차도 진행한다.

예장백석대신을 이끌어갈 새 총회장에는 이주훈 목사(동탄사랑의교회)가 선출했다. 부총회장에는 박경배 목사(대전송촌장로교회)를 선출했다.

◆ 2만명 교세 급감한 예장고신

11~14일까지 열리는 예장고신은 이번 총회에서 급감한 교세를 확인했다. 전년보다 2만 565명이 감소했다. 2017년 예장고신 교인 수는 2004년 이후 최저치인 45만 2932명으로 집계됐다.

교인 수는 줄었지만 교회와 목회자 수는 역으로 늘었다. 교회는 2067개로 전년대비 11개 증가했고, 목사는 3788명으로 전년대비 53명 늘었다. 남교역자(강도사·전도사)와 여교역자 수도 각각 633명, 583명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지난회기 남교역자 수는 617명, 여교역자수는 560명이었다. 시무장로는 4049명으로 전년보다 96명 줄었다.

예장고신은 신임 총회장 김성복(연산중앙교회) 목사가 앞으로 1년 동안 교단을 이끌게 됐다. 신수인 목사(양산교회)가 단독 출마해 목사부총회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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