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법농단·재판거래’ 의혹 전·현직 고위법관 대거 소환… 수사 속도 내나
檢 ‘사법농단·재판거래’ 의혹 전·현직 고위법관 대거 소환… 수사 속도 내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농단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농단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이민걸·김현석·유해용 등 소환

재판거래·개입 등 의혹 조사

유 변호사, 검찰에 강한 불만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재판거래’와 법관사찰 등 여러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고위법관들을 대거 소환해 조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12일 양승태 전(前)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간부로 일한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비롯해 김현석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소환했다.

이 부장판사는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을 두고 법원행정처와 정부의 뒷거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가 2016년 9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과 함께 외교부를 찾아가 구체적인 재판 진행방향을 설명·논의했다는 정황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다.

이 부장판사는 법관 소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을 축소시킬 목적으로 연구회 중복가입을 금지하는 데 관여한 의혹도 받는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양승태 사법부의 역점 과제였던 상고법원 도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부장판사가 기조실장으로서 법원 예산 등을 담당, 행정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2015년 법원행정처가 각급 법원으로부터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을 현금으로 돌려받은 뒤 법원장 등 고위법관들에게 나눠준 사실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 부장판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조사에 임했다.

오전 11시엔 김 수석연구관이 검찰에 출석했다. 김 연구관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농단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현석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농단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현석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12

김 수석연구관은 2016년 6월 법원행정처에서 작성된 ‘통진당 사건 전합 회부에 관한 의견(대외비)’ 문건이 당시 유해용 수석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에 대해 작성한 문건이 실제 대법원 재판을 총괄 검토하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된 것은 법원행정처의 ‘재판개입’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대법원 수석연구관을 지낸 유 변호사는 오후 2시쯤 출석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로 자신이 ‘엄청난 범죄자’가 돼버렸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엔 엄연히 피의사실 공표죄가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의 수사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언론에 공개돼 저는 조사 받기 전에도 마치 엄청난 범죄자로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법원 기밀문건 반출과 파기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유 변호사는 검찰에 서약서를 제출하고도 문건을 파기한 이유를 두고 “확약서는 형사소송법상 작성할 의무가 없는 것”이라면서 “검사가 장시간에 걸쳐서 확약서 작성 요구했기 때문에 제가 어쩔 수 없이 작성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파기 사실을 검찰 조사 때 알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추궁 당할 것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너무 컸다”며 “대법원에서 회신 요청한 상황에 그런 입장을 표시하기가 난처해 그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변호사는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청와대 관심사건에 대해 작성된 행정처 문건이 실제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인 김영재 원장의 특허소송 관련된 정보를 불법 수집해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유 변호사에게 대법원 기밀문건 반출과 파기 경위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앞서 유 변호사는 올 초 퇴직할 때 재판연구관 보고서 등 문서 수만건을 들고 나가면서 검찰에 ‘증거를 보존하겠다’는 서약서를 냈다. 하지만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나 기각하는 사이 모두 파기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채윤 씨 특허소송 상고심과 관련해 재판 쟁점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청와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채윤 씨 특허소송 상고심과 관련해 재판 쟁점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청와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