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올해 정기국회 개회식을 시작으로 회기 100일간의 정기국회가 열린 것이다. 3일 열린 개회식에서 문희상 의장은 “일 잘하는 실력 국회를 만들어 국민의 신뢰를 얻자”고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했지만 그 말대로 의원들이 일을 잘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국회 내에 여당만 있다면 정부를 도와 적극적으로 국정 지원을 할 테지만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견제가 야당의 몫이다 보니 정치현안과 국정 전반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시시비비가 붙게 된다.

문 의장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그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긴급하고 주요한 현안들, 예를 들어 민생 관련 입법, 개헌, 정치·선거제도 개선, 4.27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등에 대해 여야가 집중적으로 논의해 원만하게 통과되기를 바라겠지만 각당 지도부와 원내대표들의 판단이 다르니 협의가 따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야가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논의해 처리하게 될는지, 야당의 다각적인 요구에 여당이 어떤 자세로 대응해 협치를 이룰지는 알 수 없다.

20대 국회에 접수된 법안만도 1만 4000건에 이르고 그 가운데 상임위원회 등에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계류법안이 1만 600여건이다. 이들 법안 중에는 내용적·현실적으로 합당하거나 시기적으로 분초를 다투는 법안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입법은 국회의 고유권한이고 법에서 정한 특별한 사안 이외에는 여야가 합의해 국회에서 통과해야 하므로 필요성만 따져서 될 문제는 아닌 것이다. 정기국회에서 민생법안 등이 처리되려면 여야 협치가 긴요한데 4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연설에서도 ‘5당 대표협의체’ 제안 등 협치를 우선으로 꼽았던 것이다.

국회가 열릴 때마다 여야 지도부는 “민생법안을 처리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살기 편하게 하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하곤 한다. 이번 정기국회 개회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문 의장은 “민생입법을 열매 맺을 ‘협치’의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는 등 입법부의 국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고는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던바, 국회무용론이 나오지 않도록 이번 정기국회가 국민 신뢰를 회복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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