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루이스센터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루이스센터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트럼프 “비핵화 측면서 충분한 진전 못느껴” 
중국 비협조 지목… “예전만큼 돕지 않는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계획을 취소하면서 비핵화 협상 정체가 계속될 우려가 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27일 평양을 당일 방문한 뒤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방북 결과를 설명할 방침이었다. 그의 방북 결과는 비핵화 문제와 연결된 종전선언, 2차 북미정상회담,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는 폼페이오 장관의 다음 주 방북 계획이 발표된 지 하루 만이다. 

이번 방북 계획이 답보 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지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취소 카드를 꺼내는 배경엔 그만큼 비핵화 협상이 물밑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또한 중국의 비협조에 대한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그들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해 중국을 직접 거명했다. 최근 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인해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 비협조로 나오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다. 

현재 북미 간 실무 선에서 진행 중인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딜’을 이루기 어렵고, 결국 ‘빈손 귀국’을 했을 경우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미국 내 비판 여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해결된 이후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미중 간 무역 문제가 해결되거나, 중국이 비핵화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방북 시점은 한동안 뒤로 미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북미 간 비핵화 답보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또한 폼페이오 방북과 ‘빅딜’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 제3차 정상회담과 2차 북미정상회담 등 후속 일정 역시 불투명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그를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혀 여전히 친밀함을 보였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살리면서 비핵화 협상의 틀은 깨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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