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국교불인정원칙과 종교와 자유
[인권칼럼] 국교불인정원칙과 종교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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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인간 내면의 믿음을 추구하는 종교의 자유는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자유이며 기본적 권리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11조 제1항에서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은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헌법 제20조에는 종교의 자유와 함께 국교불인정원칙과 정교분리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국교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것은 국가가 어떤 종교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하겠다는 것과 종교를 믿는 국민뿐만 아니라 종교를 믿지 않는 국민도 그 자유를 동등하게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종교단체가 있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수많은 종교전쟁이 있었다. 지금도 종교를 이유로 대립하고 전쟁과 테러를 일삼는 사건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종교를 이유로 발생한 사건으로 인명이 희생되는 것은 정말 모순된 것이다. 용서와 화해, 평화를 추구해야 할 종교가 분쟁과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도 인류의 역사는 이런 모순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자신과 종교가 다르다고 또는 생각이 다르다고 목숨을 걸고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진정 종교가 추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세계가 종교로 인해 반목하고 전쟁을 했어도,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한반도에서는 역사상 한 번도 종교전쟁이 발생한 적이 없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종교가 외국에서 전파된 것이다. 종교도입 초기에 갈등으로 인한 희생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종교는 토착신앙이나 오래된 종교들과 마찰을 발생하지 않고 무난하게 정착됐다. 물론 우리도 과거에는 국교로 삼았던 종교도 있었다. 그렇지만 다른 종교를 배척하지 않고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받아들임으로써 종교분쟁이나 종교전쟁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우리의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종교로 인한 문제를 아예 차단하기 위해 헌법에 국교불인정원칙을 명문화했다. 이와 함께 정교분리원칙도 규정하면서 공공부문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도 종교중립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징계한다. 교육분야에서도 초·중등교육에서는 종교중립은 법제화해 종교로 인한 교육현장에서의 갈등을 차단하고 있다. 물론 종교단체가 설립한 종립학교가 있지만, 평준화 정책이 시행되는 대부분의 초·중등교육기관은 종립학교라고 해도 종교교육을 강제할 수 없다. 다만 대학교육에서 종립대학의 경우에는 종교교과목 이수가 필수일 수 있다. 지금은 종교적 상징물을 국공립학교에서는 설치하는 것도 종교차별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어떤 종교를 믿을 것인지, 또는 믿는 종교단체에서 탈퇴할 것인지, 나아가 종교를 바꿀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결정에 달려 있다. 종교의 자유에는 신앙의 자유뿐만 아니라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 개종의 자유 등이 포함된다. 국가나 개인이나 누구도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법적 근거 없이 제한하거나 억압할 수 없다. 종교를 강요하거나 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종교의 자유는 자유권이기 때문에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종교의 자유가 역사적 우여곡절 끝에 인권이 된 것은 인간이 존엄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자유와 평화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앙을 강요하거나 강제하는 것은 결코 종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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