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양심·사상의 자유는 인류보편의 인권
[인권칼럼] 양심·사상의 자유는 인류보편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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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우리는 인간이면 양심이 있어야 한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여기서 양심이란 사전적으로 말하자면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해 내리는 도덕적 의식을 말한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양심을 정의내리기란 쉽지 않다. 우리 헌법에는 양심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란 인간의 내면에서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밖으로 표출하는 것까지 포함해 양심으로 보아 보호하고 있다.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으로 양심의 자유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양심의 자유와 관련해 많은 사건이 있었다. 헌법재판소가 판시한 양심의 자유와 관련된 사건들을 보면 사상전향의 강요한 준법서약서 사건이나 사죄광고를 강요한 사건 등은 양심의 자유와 관련해 대표적인 사건이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들에서 양심이란 무엇인지 정의했지만, 사건마다 양심의 개념을 달리 결정함으로써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보는 양심에 관한 정의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소위 윤리적 양심설이라 불리는 정의를 보면 양심이란 인간의 윤리적·도덕적 내심영역의 문제로 선과 악의 범주에 관한 진지한 윤리적 결정을 위한 고민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양심을 세계관·인생관·신조 등은 물론 이에 이르지 아니해도 보다 널리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에 있어서의 가치적·윤리적 판단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해, 이를 사회적 양심설 또는 일반적 신조(信條)설이라고 한다.

이렇게 양심의 자유와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양심의 개념을 사건마다 달리 정의하고 있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 헌법에는 사상의 자유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고 양심의 자유에서 포섭해 사상의 자유를 보호한다. 그러다보니 헌법재판소는 양심의 자유에 더해 사상의 자유까지 포함해 보호해야 하는 경우에는 보다 폭넓게 해석해 사회적 양심설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 판단된다.

원래 양심의 자유는 종교의 자유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 19세기 헌법에서는 종교의 자유에서 보장했다. 그러다가 1919년 독일 바이마르헌법에서 양심의 자유는 독자적인 기본권으로 보장됐다. 그런 역사적 전개 상황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1948년 헌법에서는 양심의 자유를 종교의 자유와 함께 한 조항에 규정했다. 헌법에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분리된 것은 1963년 제5차 개정헌법에서부터이다.

양심의 자유는 내면에서 양심을 형성해 결정하는 단계부터 시작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오직 내면에서 양심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보장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형성된 양심이 행동으로 표명될 때, 그 외면적 행위로부터 양심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양심의 자유에서 보호대상이 되는 것은 양심추지의 자유 즉 침묵의 자유이다. 이 양심추지의 자유는 물리적 압력을 가해 내면의 양심을 행동으로 표명하도록 강제하는 경우 침해된다. 예를 들면 일제가 제2차 세계대전 때 강요한 십자기 밟기 등이다. 이렇게 양심의 자유는 인간 내면의 자유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모든 자유의 근원이 되는 최상의 인권이면서 천부적인 권리로 인류보편의 인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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