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한 시민이 손 선풍기를 들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한 시민이 손 선풍기를 들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3

서울, 낮 최고기온 ‘39.6도’

111년 만에 최고기록 경신

잠 못 드는 열대야 25일째

네티즌, 다양한 폭염 인증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가 지났음에도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폭염’을 나타냈던 지난 1994년의 최고 기록들이 새롭게 세워지고 있다. 특히 이번 폭염으로 베란다에 걸어둔 고무장갑이 녹아내리고 차량용 캔들이 녹는 등 이상 현상도 발생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송월동 공식관측소는 낮 최고기온 39.6도를 기록했다. 지난 1907년 기상청이 서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111년 만에 최고기록이다. 이날 이전까지는 지난 1994년 7월 24일 38.4도가 최고 기온이었다.

폭염은 전국 곳곳에서 위세를 떨쳤다. 같은 날 강원도 홍천은 40.6도를 기록해 전국 공식관측소 기록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밖에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연일 35도를 웃도는 높은 기온을 나타냈다.

또한 기온은 아침에도 수그러들지 않아 오전 최저기온도 역대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30.4도를 기록, 낮 최고기온과 마찬가지로 111년 만에 가장 높게 관측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22일 시민들이 서울 남대문로에 에어컨 실외기로 가득 찬 외벽 앞을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22일 시민들이 서울 남대문로에 에어컨 실외기로 가득 찬 외벽 앞을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8.7.22

무더위는 밤에도 이어져 최저기온이 25도를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최장으로 이어졌다. 15일 기준 서울의 열대야는 25일째 지속돼 역대 최장기록이었던 1994년의 24일을 넘어섰다. 지난 2일 밤에는 더위가 식지 않아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4일까지 28일을 기록해 이전 최고기록이었던 1994년의 31.1일에 근접했다.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 또한 1994년의 17.7일에 가까운 15.2일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를 경험한 네티즌들의 ‘인증샷’이나 글들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의 한 사용자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마신 건데 퇴근하면서 보니 녹아있었다”면서 차량 내부에 놔둔 커피 컵의 플라스틱 뚜껑이 녹아내린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올렸다. 이 외에도 인스타그램에는 차량용 캔들이 뜨거운 햇빛에 녹아 형체가 일그러진 모습이나 텀블러가 녹아 구겨져 있는 형태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파우치에 넣어놓은 립스틱이 부러져 있는 사진도 있었다.

폭염에 녹아내린 고무장갑.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천지일보 2018.8.15
폭염에 녹아내린 고무장갑.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천지일보 2018.8.15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생활용품이 녹아있는 사진들이 게시됐다. 한 온라인 카페에는 ‘고무장갑이 녹아내리는 폭염’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의 작성자는 “베란다 햇볕에 바짝 마르라고 고무장갑을 걸어놨다”며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 너무 놀랐다”고 했고 밝히며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고무장갑이 거꾸로 걸린 채 손가락 부분 고무가 녹아 끝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작성자는 글에서 “베란다 선반에 있던 스프레이도 폭발할까 걱정돼 치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온라인 카페에는 더위에 슬리퍼가 두 개나 녹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병원을 가기 위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얼마 걷지 않았는데 신발의 접착제 부분이 녹아 떨어졌다”며 “집에 돌아가 작년에 신었던 슬리퍼를 신고 나왔는데 또 접착제가 녹아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량에 설치했던 네비게이션이 녹았다는 등 다양한 사례들이 올라왔다.

폭염에 녹은 차량용 캔들. (출처: 인스타그램) ⓒ천지일보 2018.8.15
폭염에 녹은 차량용 캔들. (출처: 인스타그램) ⓒ천지일보 2018.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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