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간호사 자살사건 어떻게 생각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우리 병원 신입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초 서울아산병원 신입 간호사 박모(27)씨가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질문한 것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신규 간호사 면접장에서 일부 지원자에 지난 2월에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원자 본인은 어떻게 신규 생활을 버틸 건지에 대한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용은 간호사 커뮤니티에서 페이스북의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 등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글에서 해당 질문을 받았다는 지원자는 “면접에서 대놓고 너는 안 그럴 거지? 라고 하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일자 병원은 부적절한 질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여러 면접장 중 한 곳에서 선배 간호사인 면접관이 그런 질문을 한 건 사실이나 스스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디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간호대학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자 하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래 취지와 달리 병원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었다고 판단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병원 내 괴롭힘에 못 이겨 신규 간호사가 투신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으나, 폭행·모욕·가혹 행위 등과 관련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지난 3월 무혐의로 내사종결 처리됐다. 당시 유족과 지인들은 병원의 ‘태움 문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용어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