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계획 5029' 입안한 美대령 `北붕괴시 계획' 발표
"아프간.이라크보다 조직적 폭동..비정규전 합동작전 대처해야"

(워싱턴=연합뉴스) 김정일 지배체제가 붕괴할 경우 북한내에 아프간, 이라크와 같은 폭력적 극단주의 형태의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 입안에 참여한 현역 미군 대령이 전망했다.

미육군 특수작전사령부(USASOC) 전략팀장인 데이비드 맥스웰 대령은 1일(워싱턴 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해병대 공동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 붕괴시 계획'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맥스웰 대령은 "김정일 패밀리 체제가 붕괴할 경우 북한 주민들은 국제적 동맹군이나 미군은 물론 한국군까지를 포함해 외부로부터 진주하는 어떠한 군대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김씨 체제 붕괴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맥스웰 대령은 "김정일 체제 이후 북한은 폭력적인 극단주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북한 특수부대가 자살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으며 훈련된 군인들인 7백만명에 달하는 북한 예비군들이 폭동을 일으킬 수 있다"며 비정규전 위협에 맞닥뜨릴 것으로 분석했다.

맥스웰 대령은 "주체사상이라는 이데올로기적 배경까지 결합돼 북한에서 독특한 형태로 나타날 폭동은 고전적인 폭동과 마찬가지로 `점령군'에 대항하고 전복시키려는 목표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 김정일 북한 체제는 한국과 동맹, 국제사회 등 국가적 행위자들과 과거회귀적인 잔존한 인민군, 공산당과 이들에 가담한 북한 주민 등 비(非) 국가적 행위자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맥스웰 대령은 과거 김일성의 반일투쟁을 바탕으로 한 민족주의, 주체사상 등을 기반으로 김일성.김정일 패밀리의 권력이 60년동안 공고화되는 과정을 거쳤고 북한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왔기 때문에 "김씨 패밀리 체제 붕괴시 과거 회귀적인 북한 주민들의 폭동 가능성이 있고, 비정규전의 위협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맥스웰 대령은 이어 "북한내 비국가적 행위자들의 전투역량은 (정규전이 아닌 불특정.다차원의 위협인)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에 이라크, 아프간에 적용된 것과 같은 `비정규전 합동작전' 개념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내부의 폭동은 이라크나 아프간보다 충분한 전투력을 가진 더 의미있고 세련된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정규전 대응을 하더라도 동맹군의 재래식 정규전 전력을 통한 대응도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 붕괴시 혼란 최소화를 위해 "김정일 체제가 무너졌을때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군부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증가시키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비정부기구(NGO)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맥스웰 대령은 말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북한 붕괴라는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북한 군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북한 주민들 사이에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에 대해 신속히 판단을 내리고 이들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붕괴시 계획은 확고한 안보, 평화적인 경제발전, 비핵화된 한반도, 한국민들이 결정한 자유민주정부 수립 등 한반도 틀을 구축한다는 대전제에 대한 국제사회 동맹국들의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스웰 대령은 "김정일 체제 붕괴후 최악의 상황은 북측이 파괴적 방식으로 전개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 공격"이라며 "결국 동맹군은 승리하겠지만 이는 지역적, 글로벌 차원에서 훨씬 복잡하고 훨씬 위험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맥스웰 대령은 한미연합사, 주한미군사령부 등에서 근무하면서 개념계획 5029를 비롯, 북한 남침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 등 입안에 참여했으며, 주한미군 특수전사령부의 정책.전략팀장으로도 근무했다.

맥스웰 대령이 발표한 내용은 이명박 정부 들어 한미 양국 정부간 협의를 통해 개념계획에서 작전계획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알려진 `작계 5029'중 북한내 정권교체, 내부 혼란에 대한 대비계획의 일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작계 5029에는 북한 급변사태 유형을 ▲핵.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유출 ▲북한 정권교체 ▲쿠데타 등 내전상황 ▲북한내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등 5∼6가지로 나눠 대응책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 전문가는 2일 연합뉴스에 "맥스웰 대령의 발표는 급변사태 유형중 북한 국내정치상황에 대한 대비책으로 북한 안정화 작전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미 국방부는 김정일 체제 붕괴시 초래될 북한내 혼란을 상정하고, 정치.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하지만 이 같은 북한내 정치혼란은 김정일 체제와 잠재적인 개혁적 군부와의 갈등,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서 권력을 장악한 군부와 과거회귀적인 반란세력의 갈등을 전제하는 것인데, 최근 북.중 협력이나 김정일의 김정은 후계구도 구축 박차 등 움직임을 볼 때 이러한 대비 계획이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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