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7명은 불행하다고 여긴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높은 집값’이었다. 청년들은 ‘국가와 청년을 위해’ 집값 하락을 희망했다. 흙수저로 태어난 서민 대부분은 평생 내 집 마련을 위해 살다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높은 집값은 이미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청년들은 제 힘만으론 집을 구할 수 없으니 결혼도 꺼리고 아이도 안 낳으려 한다. 불행히도 대한민국은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출산율 0%대에 진입한 나라다. 

서울의 주택 중위가격은 도쿄나 오사카보다도 높고, 미국 뉴욕 수준이다. 한마디로 세계에서 제일 비싼 수준이다. 출산율 감소로 사실상 인구가 감소하는데도 서울 집값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건 일본보다 더한 집값 버블 붕괴 여파를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집값 안정화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비싼 집을 갖고 있거나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걷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그간 강한 정책은 늘 ‘경기침체’를 이유로 중도에 철회됐다. 해서 이번에도 투기꾼들은 잠시 기다리겠다는 눈치다. 

정부가 고강도 집값 안정 대책을 철회할 때마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입증하듯 집값 안정화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한결 같은 의지다. 국민이 집을 재산증식의 수단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까지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가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 의지를 갖고 있어야 집값 안정화 대책은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정부는 그간 주거복지의 맨 앞자리에 위치해야 할 집이 재산증식의 도구가 된 결과 ‘청년이 불행한 나라’가 됐다는 사실을 명심해, 뚝심 있게 집값 안정화 대책을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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