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시작부터 ‘드루킹 소환’… 원점 수사 개시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59, 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수사 시작부터 사건 핵심 인물인 ‘드루킹’ 김모(49)씨를 소환했다. 이를 두고 주변 관계자를 먼저 소환해 조사하는 통상적인 수사와 달리 사건을 원점에서 수사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검팀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다음날인 28일 김씨를 서울 강남역 인근 사무실로 소환했다. 또한 공범 ‘서유기’ 박모(31)씨 등 피의자 4명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비롯해 의혹에 연루된 변호사 2명의 주거지,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전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김씨 등이 갇혀 있는 수감실을 압수수색해 작성 메모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씨가 이끌었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 보다 먼저 사건을 다룬 경찰과 검찰의 수사 기록이 방대해 이를 모두 검토하기 전에는 특검팀이 김씨를 소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특검팀은 예상을 깨고 수사 시작 다음날부터 김씨를 소환했고, 광범위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통상적인 수사와는 달리 사건을 원점에서부터 수사하려는 특검팀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통의 경우, 사건의 핵심인물을 소환하기에 앞서 그 주변의 인물들을 조사하면서 충분한 정황·증거를 확보한다.

이 같은 특검팀의 수사 방식은 김씨의 구속기간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씨는 일부 댓글 조작 혐의를 받고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에 대한 1심 선고 결과가 아직 불투명한 점과 김씨의 신변을 확보한 상태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조사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