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여인 바느질 솜씨, 가풍 담겼었다
조선 여인 바느질 솜씨, 가풍 담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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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의 물레질 그림 (제공: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9
운보 김기창의 물레질 그림 (제공: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관복은 대부분 집안 여성들이 관직에 오른 남성을 위해 직접 바느질해 만들었죠. 부녀자의 바느질 솜씨는 남성사회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거나 때때로 가풍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죠.”

15일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이지선 학예사는 옛 선조들이 사용하던 바느질함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조선시대 여성의 일과 삶을 소개하는 ‘여공女功, 조선여인의 일과 삶’ 전시로 회화·유물·문헌자료 등 90여점이 공개됐다.

◆길쌈과 바느질

오늘날 우리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사상과 풍속은 대부분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왔다. 유교사상을 사회 규범으로 삼았던 조선 사회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삶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준에서 여성은 집안을 다스리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도리였고, 여성의 일은 노동이 아닌 당연한 의무이자 삶 자체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이 학예사는 “보통 조선시대에 여성이 수동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나 여성들도 자신의 일을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삶을 꾸려나갔다”며 “전시는 집안의 곳간 열쇠를 가진 여성이 경제 활동으로 소득을 창출하는 등 집안 살림을 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먼저 여성의 활동에는 ‘길쌈’이 있었다. 길쌈은 부녀자들이 가정에서 베·모시·명주·무명의 직물을 짜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말로, 일반 백성은 물론 왕의 여인까지 반드시 해야 하는 여성의 일이었다. 옷감을 만드는 일은 가정에서 소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납세도 할 수 있었던 까닭에 조선 시대 여성에게 고되고 중요한 노동이었다.

재봉은 집안을 위한 주부의 희생이 요구됐다. 바느질 솜씨로 인성과 가정교육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일 정도로 여성에게 주어진 숙명이었다. 의복은 계절과 상황, 착용자에 맞춰 깨끗하고 정갈하게 입어야 했기 때문에 옷의 제작은 매우 중요했다.

‘여공女功, 조선여인의 일과 삶’ 전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9
‘여공女功, 조선여인의 일과 삶’ 전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9

◆요리와 접객

1809년 빙허각 이씨가 엮은 가정살림에 관한 내용의 책인 ‘규합총서’, 1670년경 작성된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등에는 전통적인 요리법과 살림 방법이 기록돼 있다. 요리는 길쌈과 함께 여성 노동 활동의 빈도가 높은 분야였다. 그 범위도 다양해 가족의 끼니 마련, 곡식 빻기, 물 긷기, 부뚜막의 불 관리 등은 물론, 계절마다 제사음식 준비와 김장, 장, 술 담그기 등을 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명망이 높은 집안일수록 머무는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것이 중요해 손님 접대를 위한 음식 마련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조선 시대에는 며느리가 집안을 꾸려나갈 능력을 갖추게 됐을 때, 시어머니가 집의 곳간 열쇠와 안방을 내어줬는데 며느리에게 가

사 노동의 권한을 넘겨주는 ‘안방물림’이라는 풍속이 존재했다.

조선 백자청화불수감문양념호 (출처: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9
조선 백자청화불수감문양념호 (출처: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9

◆경제적 생산 활동

조선 시대 여성은 남성과 함께 농사를 짓거나 다른 집일을 대신해주는 품팔이, 바느질을 대신하는 삯바느질, 길쌈을 위한 재료 수확, 생산물을 시장에 내다 파는 물물교환과 행상 등도 했다. 주로 서민 여성이 했으나, 벼슬이 없거나 가난한 양반집 부녀자도 상황에 따라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제주도는 남성이 뱃일로 집을 떠나 있거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여성들이 가사노동과 밭일 이외 물질로 가정경제를 도맡았다.

아울러 여성이 갖춰야할 덕목을 기록한 책도 나왔다. 행동규범에 관한 글들을 모아 편찬한 책인 ‘여사서(女四書)’와 부녀자들이 지켜야할 교훈인 ‘여훈(女訓)’ 등이 이에 속한다.

1797년(정조 21)에 다섯 가지 도리에 모범이 될 만한 150명의 행적을 그림과 함께 한글로 번역한 윤리 교육서인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중 3권(총 5권) 열녀(烈女)편은 중국과 한국의 열녀 35명을 소개해 조선 시대 여인이 본받아야 할 지침서로 널리 사용됐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공女功, 조선여인의 일과 삶’ 전시는 12월 15일까지 화장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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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성 2018-06-19 09:41:52
실물을 보고 그렸을것 같은데 정말 미인이다 단아하고 곱다는 느낌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