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진 22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 한 시민이 손수건으로 땀을 딲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폭염이 이어진 22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 한 시민이 손수건으로 땀을 딲고 있다. 아래 기사와 무관함.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결과

정신질환 입원 16만건 분석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최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7명 중 1명은 폭염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은 지난 2003∼2013년 사이 국내 6대 도시(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서 발생한 폭염과 정신질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이 29.4℃ 이상을 폭염으로 정의하고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실 입원 16만 6579건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결과, 고온 노출과 정신건강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응급실에 입원한 정신질환 환자의 14.6%가 폭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들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19.1%로, 노인층은 젊은층보다 상대적으로 고온에 취약함을 나타냈다.

폭염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추정되는 정신질환의 비율은 ‘불안’이 31.6%로 가장 컸다. 그 다음으로는 ‘치매’ 20.5%, ‘조현병’ 19.2%, ‘우울증’ 11.6% 등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가 고온에 대한 이전의 연구들과 일치한다고 봤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임계온도가 33.1℃인 경우 정신질환 관련 병원 입원 위험이 최대 26.6%까지 높아진다는 보고가 나온 바 있다.

또한 해외의 다른 여러 연구에서도 여름기간의 폭염이 정서적, 신체적 불편을 초래해 불안을 촉발하고, 과도한 열기와 습도는 우울증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편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

◆무더위 질환 대처요령… “일사병·열사병 주의”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이를 대처하는 방법이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일사병·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사병은 몸이 나른하고 두통·구토·현기증·저혈압·빈맥(맥이 빨라짐)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며 심하면 실신할 수도 있다. 주로 더운 곳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직사광선을 오랜 시간 쬐면 발생할 수 있다.

일사병 증상이 나타날 경우 먼저 시원한 곳으로 옮겨 눕히고, 입고 있는 옷의 단추 등을 풀러 공기가 통하도록 한다. 또 물이나 식염수를 섭취한 상태에서 시원한 온도를 유지해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열사병의 경우 일사병과 달리 뜨거운 햇볕 아래 있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40℃ 이상의 체온 상승, 빈맥, 동공 흔들림, 의식 악화, 전신경련 등이 있다.

열사병이 발생했다면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시설이 잘 갖춰진 병원으로 환자를 최대한 빨리 이송해야 한다. 긴급대처 요령은 구급차가 오기까지는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몸에 끼얹으면서 선풍기로 열을 식히는 것이다.

일사병과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이 많은 과일, 이온음료 등으로 적절한 전해질과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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