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명박 전(前) 대통령이 15일 오전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5시간 조사를 받고 6시간의 조서 검토를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5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명박 전(前) 대통령이 15일 오전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5시간 조사를 받고 6시간의 조서 검토를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5

 

지난해 5월 23일엔 박 전 대통령 법정에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인 오는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열린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대통령기록물 유출혐의 등 16가지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2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리는 첫 재판에 이 전 대통령은 ‘수인번호 716’을 달고 피고인석에 앉아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변호사 측은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거론하며 재판에 대한 불출석 여부를 물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꼭 1년 전인 지난해 5월 2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는 국정농단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인번호 503’을 달고 첫 공판에 나왔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 당이었지만 한나라당 시절 친이계-친박계 수장으로 치열한 계파 싸움을 벌였다.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후 행사장을 나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중 친인척 비리로 조사를 받다 2009년 5월 23일 사저 뒷산에서 투신, 서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9년 뒤인 오는 5월 23일 피고인으로 수인번호를 달고 첫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후 행사장을 나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재임 중 친인척 비리로 조사를 받다 2009년 5월 23일 사저 뒷산에서 투신, 서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오는 5월 23일에 피고인으로 수인번호를 달고 첫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노무현-MB의 끈질긴 악연

인권변호사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한 뒤 5공비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직설화법으로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1990년 ‘3당 합당’에 반대해 민주당 창당에 동참했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쳐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에 귀향했으나 재임 중 친인척 비리로 조사를 받다가 2009년 5월 23일 사저 뒷산의 부엉이바위에서 투신, 서거했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배후로 이명박 정권의 정치 공작설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한나라당은 10년 야당시절을 접고 재집권했다. 최근 드루킹은 옥중편지를 통해 2007년 대선 때부터 ‘댓글기계부대’가 본격 활동했으며, 이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원인이 댓글기계부대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소유’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 1월 기자회견을 열어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여당에서도 ‘적반하장’이란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반발 여부와 관계없이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 구속됐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에 수인번호를 달고 ‘첫 재판’에 서게 됐으니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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