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생생하고 정교한 손길로 구현돼

웃음․감동․교훈, 세 마리 토끼 잡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국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그림동화 ‘피터 래빗’ 속 토끼들이 책 속에서 튀어나와 우리 세상에 들어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영화 ‘피터 래빗’의 메가폰을 잡은 윌 글럭 감독은 이 같은 상상을 하며 1억부 이상 판매되며 20세기 최고 아동문학으로 손꼽히는 클래식 명작 동화를 영화로 제작했다. 그의 기발한 상상력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국적과 성별, 세대를 초월해 공감 가는 이야기로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피터 래빗’은 스웨그 넘치는 악동 토끼 ‘피터’와 늘 화가 나있는 것 같은 깔끔이 도시남 ‘토마스(도널 글리슨 분)’가 당근 밭을 놓고 벌이는 기상천외한 승부를 그린 작품이다.

영국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피터 래빗’과 친구들은 마음씨 고운 화가 ‘비(로즈 번 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런던에서 온 깔끔이 ‘토마스’가 토끼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당근 밭 출입을 막아버린다. 이로 인해 피터와 친구들의 식탁은 텅텅 비게 된다. 생계의 위기에 처하자 피터와 친구들은 당근 밭에 들어가기 위한 작전을 짠다. 이때 토마스와 옆집에 사는 비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토마스는 토끼들과 평화롭게 지내고 싶어 하는 비의 눈치를 보며 몰래 토끼들을 물리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100년 동안 사랑받아온 명작이 실사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돼 지난 2월 북미 등 전 세계에서 개봉하자 흥행 열풍이 일었다. 작품은 북미에서 6주간 박스오피스 TOP 10에 오르고, 이어 영국과 독일, 호주, 헝가리 등 14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애니메이션 영화와 다르게 생생한 현장감이 더해지고, 다양한 볼거리와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가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 덕분이다. 이로 인해 영화는 오는 2020년 2월 7일(북미 기준)로 ‘피터 래빗2’의 개봉을 확정 지어 기대를 모은다.

‘피터 래빗’은 하늘은 나는 새들이 노래를 흥겹게 춤을 추며 부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마을 곳곳을 누비며 스크린을 채우더니 실제 사람이 사는 마을이 등장한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빠른 톤으로 신나게 진행되니 한편의 뮤지컬을 영화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애니메이션임에도 실사처럼 느껴지는 것은 윌 글럭 감독의 연출 방식 덕분이다. 윌 글럭 감독은 토끼들이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잊게 만들기 위해 진짜 동물처럼 보이도록 구현하고, 원작의 의상과 캐릭터별 표현은 그대로 가져왔다. 촬영 기간 실사 촬영 팀과 애니메이션 제작팀이 동시에 작업을 진행했고, 시각효과팀은 토끼의 다양하고 실감 나는 표정을 위해 귀와 얼굴을 최대한 활용해 사람과 같은 표정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관객은 영화에서처럼 인간과 동물이 실제로 아웅다웅 싸우며 살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또 영화는 웃음과 감동에 교훈까지 세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강한 피터와 토마스의 팽팽한 신경전은 슬랩스틱 코미디부터 화려한 액션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극의 재미를 이끈다.

토마스 역은 ‘어바웃 타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마더!’ ‘스타워즈’ 시리즈 등 매 작품 180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는 배우 도널 글리슨이 맡았다. 그는 애니메이션인 토끼 피터와 싸우는 장면을 위해 2주간 리허설을 통해 안무를 하듯 연습했다. 촬영 당시엔 작은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통째로 외워 액션 감독의 지시에 따라 토끼 인형을 상대로 움직이는 등 열연했다. 피터의 사촌 ‘벤자민’과 세쌍둥이 여동생 ‘몹시’ ‘플롭시’ ‘코튼테일’도 각자의 매력을 뽐내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언제나 자신이 옳다고 여기며 과도한 장난도 서슴지 않던 토끼 피터는 당근 밭에서 벌어지는 승부를 통해 다른 이들이 받은 상처에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이후 피터와 친구들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영화 ‘피터 래빗’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이와 함께 ‘피터 래빗’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유머가 곳곳에 투척 돼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벌이는 장난꾸러기 토끼들과 인간의 한판 대결은 관객의 배꼽을 잡기 충분하다. 토마스와 대결하는 토끼의 모습은 매년 성탄절에 브라운관에서 방송되는 영화 ‘나 홀로 집에’를 연상하게 한다.

고전 동화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는 아이들만 보는 지루한 영화라는 편견을 깨주는 ‘피터 래빗’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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