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상생협력을 위한 유통업계 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4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상생협력을 위한 유통업계 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4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대형유통업체 대표들과 조우한 자리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일성으로 “유통기업과 납품업체, 골목상권은 ‘운명공동체’”라며 ‘상생’을 강조했다.

4일 김 위원장은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14개 유통기업들과 만나 ‘대형유통업체와 중소납품업체 간 상생렵력방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토이저러스 등 굴지의 유통사가 문을 닫았던 상황을 예를 들며 “현재 유통시장은 국가와 온오프라인 채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되고 있다”며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골목상권과의 상생을 강조한 것.

김 위원장은 “유통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판매기법을 혁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비자의 선호를 제대로 충족시키는 좋은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납품업체도 함께 경쟁력을 갖춰야하고 혁신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는 납품업체가 ‘일한만큼 제대로 된 보상’을 받아야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납품업체에 대한 성과분배가 박하게 이뤄지는 경우 납품업체의 혁신역량과 경쟁력이 상실되고 이는 유통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것”이라며 “결국 유통기업이 납품업체와 함께 존립해 나가는 상생, 납품업체에 대한 ‘성과의 정당한 분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근래 나타나고 있는 유통시장의 상생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오늘 상생방안을 발표하는 기업 외 다른 기업들도 상생의 가치를 이해하며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각 기업의 상생방안은 납품업체에 대한 단순한 판로·자금지원 넘어 납품업체와의 ▲공동상품 개발 ▲경영·기술노하우 공유 등의 내용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골목상권과의 상생도 강조하며 “유통업계와 골목상권 상생을 통한 자영업자 소득수준 향상은 ‘소득주도 성장’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공정위의 계획도 밝혔다. 우선 “유통기업과 납품업체 간 비용분담 관계 등 거래조건 합리화를 위한 제도보완에 주력하겠다”며 “그간 규율대상에서 제외됐던 복합쇼핑몰과 아울렛도 유통법 적용대상에 포함시켜 이들 업체들도 판촉비용 등을 분담하도록 제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통기업이 납품업체로부터 파견 받는 종업원에 대한 인건비를 공정하게 분담하고 납품업체에 대한 유통기업의 거래조건이 공시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협약이행 평가항목에 ‘납품업체로부터 파견받은 종업원에 대한 유통업체의 인건비 분담실적을 추가할 것”이라며 “이번 상생협력의 효과가 회사에 머무르지 않고 소속 종업원의 근로조건 개선으로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불공정행위 억제를 위해 법집행방식을 개선할 것”이라며 “특히 다수·반복 신고된 업체는 여러 사건을 병합해 본부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14개 유통기업들은 각사에서 추진 중인 납품업체와 골목상권과의 상생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형마트는 중소기업이나 청년창업자들과의 공동 상품개발 드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마트는 1418억원의 기름을 조성해 납품업체에 저리로 대출을 하거나 우수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거나 해외판로를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 전통시장의 주력상품을 피해 활성화를 돕는 상생형 매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확대계획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청년창업기의 우수 상품 발굴, 입점수수료 시설구축비 지원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우수 지역맥주 제조업체를 발굴해 판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전통주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롯데마트는 청년창업기업을 육성해 자사매장에 입점시키고 온라인플랫폼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상품을 공동개발하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백화점들은 납품업체의 재정 지원에 대한 방안에 주력했다. 롯데백화점은 총 2050억원의 기금으로 납품업체에 무이자(1000억원) 또는 저리(1050억원)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또 중소기업전용매장(드림플라자)를 운영하며 입점업체의 인테리어 비용과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납품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횟수를 월 2~3회로 확대하는 방안과 매년 중소기업의 우수브랜드를 발굴·육성하고 입점을 지원하는 ‘S파트너스’ 등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연2회 운영하고 성과가 우수하면 계약연장을 하고 추가 판로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역 특산물 전문매장 ‘아름드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아름드리 입점업체 21개사에 대해 10%포인트 인하된 판매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안과 직거래 축산농장에 대한 무이자대출 지원방안 등을 제시했다. AK플라자는 우수 스타트업 화장품 브랜드를 발굴해 전용 매장인 ‘태그온뷰티’ 입점과 홍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중소납품업체 발굴, 지원, 판로확대 등의 계획을 밝혔고 인터파크는 영세기업에 매월 1억원 상당의 온라인마케팅을 지원하고 지역주민이 개발한 여행·체험 프로그램을 추가 홍보하고 수수룔ㄹ 인하하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상조 위원장과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체인스토어협회 회장), 이갑수 이마트 대표,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강동운 현대백화점 대표(백화점협회 회장),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은수 갤러리아백화점 대표, 정일채 AK플라자 대표, 허민회 CJ오쇼핑 대표,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도상철 NS홈쇼핑 대표, 이상규 인터파크 사장 등 14개 유통업체 경영자와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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