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04.16
명성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04.16

노회, 총회 판결 불복 소송전

세습 반대 측은 연대 결성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의 부자 세습 논란이 교단총회와 노회 간 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27일로 예정된 총회 재판국의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 판결’을 앞두고 노회가 총회를 상대로 사회법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노회가 반발하고 있는 재판국 판결은 ‘노회장 승계’ 문제를 다룬 건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24일 서울동남노회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청원안 처리에 앞서 임원선거를 통해 부노회장 김수원 목사에 대해 ‘직무유기’ 문제를 제기하고 자격을 박탈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총회 재판국과 노회 재판국의 판결은 달랐다. 노회는 상급기관인 총회 재판국의 판결에 불복해 ‘총회 판결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고 나섰고, 논란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노회는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세습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명성교회 소속 노회가 ‘김하나 목사 청빙청원안’을 승인해야만 가능한 상황에서, 김하나 목사 청빙청원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노회는 세습을 반대한 부노회장이었던 김수원 목사를 불신임한 뒤 ‘노회장 승계’ 대신 ‘면직·출교’라는 징계를 내렸고, 새 부노회장을 뽑아 청빙안을 승인했다. 김 목사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상급기관인 총회 재판국에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총회 재판국은 김 목사의 노회장 승계에 문제가 없다면서 손을 들어줬다. 총회 재판국은 김 목사가 제기한 ‘서울동남노회 제73회 정기노회 선거무효의 소’의 선고에서 명성교회 측에서 문제 삼고 있는 헌의위원회(위원장 김수원 목사)의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청원에 대해 반려 처리한 것에 대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오히려 ‘서울동남노회 헌의위원회의 정당한 권한과 업무 범위 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노회 측을 압박했다.

노회와 명성교회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이 되면 명성교회의 세습을 승인했던 기존 노회의 입장이 뒤바뀔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 여부는 노회를 떠나 교단, 교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노회 측은 김수원 목사를 징계한 후 새 노회장을 뽑은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규칙부의 유권해석 내용에 따라 적용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규칙부의 유권해석이 총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총회가 유권해석을 반려한 사이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를 인정하는 총회재판국의 판결이 나왔고, 노회는 유권해석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동남노회 측은 최규학 총회장을 상대로 한 공개질의서를 집수한 상태다. 이 질의서에는 유권해석 내용 공개는 물론, 총회 임원회에서 규칙부의 2차 유권해석을 처리한 내용도 공개할 것 등 요구사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가 요구한 규칙부 유권해석과 총회재판국의 판결과 관련한 내용은 사회법 소송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18일 예장통합 내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세습을 반대하는 측이 ‘명성교회세습철회를 위한 예장연대’를 결성했다. 그동안 장신대의 각 학생회와 세교모(세습철회와 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 교수모임), 예장 목회자 5단체,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 교회개혁예장목회자연대,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등이 힘을 모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26일 오후 7시에 기독교회관 2층에서 연합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하여 총회 본부가 있는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25일 오전 11시부터 27일 총회 재판시까지 릴레이 금식 기도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총회 헌법을 위반한 명성교회 당회와 총회재판국의 판결에 공식적으로 불복선언을 한 서울동남노회 임원회 등에 대해 총회재판국에 정식으로 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노회의 정상화와 ‘김하나목사 청빙결의 무효 소송’의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명성교회를 향해서는 회개와 결단을 요구하며 김하나 목사의 자진사임을 촉구했다.

또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해 모인 예장 연대 여러 단체들은 이번 사태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며, 그 해결의 시점까지 끝까지 연대하여 행동할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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