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을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은 미국 등 서방 3국이 쏘아올린 미사일이 다마스쿠스의 새벽 하늘을 밝히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을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은 미국 등 서방 3국이 쏘아올린 미사일이 다마스쿠스의 새벽 하늘을 밝히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영국·프랑스 vs 시리아·러시아·이란·중국

군사적 긴장 고조… 일각선 확전 가능성 낮아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하면서 ‘신냉전’ 체제 아래 충돌로 격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과 시리아와 그 동맹인 러시아 간의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습을 통해 주목할 점은 미국과 함께 영국, 프랑스가 공동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그 후원자인 러시아를 겨냥해 강력한 군사적 경고를 보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습 사실을 공식 확인한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리아 타격 작전을 공개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시리아 공습과 관련해 “이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순 없었다. 임무가 완수됐다!”면서 “지난밤 완벽하게 실행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습에 함께한 영국과 프랑스에 대해서도 “프랑스와 영국이 보여준 지혜와 우수한 군사력에 감사한다”고 썼다.

하지만 서방의 이번 공습으로 시리아의 동맹 축인 러시아와 이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 이번 공습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최근 몇 년간 고조되는 상황에서 단행됐다.

특히 이들 시리아의 러시아와 이란 등 동맹국들은 시리아에 군 병력을 파견하는 등 내전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시리아의 동맹국들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국이 시리아 공격을 감행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공습으로 서방 국가와 시리아 동맹국 간의 대결구도가 더욱 부각돼 군사적 긴장감이 우려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안보리의 승인 없이 유엔 헌장, 일반규범과 원칙, 국제법을 모두 어긴 채 대테러전 최전선에 있는 주권국가에 침략행위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알렉산드르 셰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자이자 현대사의 두 번째 히틀러”라고 비난했다.

이란 외교부가 시리아 공습에 대한 성명을 내고 “미국과 동맹국들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이도 군사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로 인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화춘잉 대변인 명의로 작성된 질의응답 형식의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를 거치지 않고 내려진 일방적인 군사행동은 모두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반대되는 것이며 국제법, 원칙 및 기본 규정에 위배되는 행보”라고 비난했다.

반면 서방의 이번 공습이 극히 제한된 목표물만을 타깃으로 해 단발성으로 끝난 만큼 확전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습은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서방이 최대 규모로 개입한 사건으로 기록되겠지만 7년째 이어진 내전에서 세력 균형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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