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장을 보러 온 주변 상인들과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장을 보러 온 주변 상인들과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형님~ 여기 차렵이불은 사야 해. 가격이 엄청 싸네.”

5일 서울 재래시장 중 처음으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경동시장점(121평)에는 주변 상인과 재래시장을 찾았던 손님들로 북적였다. 1층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모(60, 여 ) 상인은 주변 상인들과 함께 노브랜드 매장을 찾아 이것저것 물품을 구매했다. 이씨는 “가게에 들렀던 손님이 이불을 싸게 샀다는 소리를 듣고 주변 상인들과 얼른 달려왔다”며 계산 후 바삐 가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씨처럼 장사를 하던 중 잠시 짬을 내서 들렀다는 상인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주변에서 한과를 판매하고 있다는 김모(60, 여) 상인도 바구니에 우유, 과자, 소금 등 다양한 제품을 가득 담았다. 김씨는 “평소에는 장사 때문에 장 보러 갈 시간이 애매했는데 가까운데 노브랜드가 들어서니 좋다. 상인들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입소문이 나면 주변 젊은층도 많이 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경동시장에서 35년간 장사를 해온 조모(77, 여) 상인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조씨는 “노브랜드에 들렀다 나오던 손님이 의류를 구매하며 첫 개시를 기분 좋게 했다”며 “분위기도 밝아지고 앞으로 장사가 더 잘 될 것같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있긴 하지만 시간을 내서 가긴 먼 거리”라며 “오늘 장사를 마치고 노브랜드에 들러 장을 보고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경동시장을 자주 찾았다던 60대 최모씨는 “신선한 채소나 고기 등을 사러 자주 들리는 편인데 오늘은 노브랜드 오픈 소식을 듣고 찾았다”며 “멀리 대형마트를 가지 않아도 식용유나 휴지 등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자주 오고 싶은데 2층에 위치해 있고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불편함이 있다”며 “고령의 고객들이 많이 찾는 점을 고려해 편의시설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광수 경동시장상인회 회장은 “에스컬레이터 등의 편의시설을 고려했다가 건물 구조상 설치가 어려워 마련하지 못했다”며 “방문객 변화추이를 보고 편의시설을 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은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자리했다. 본관과 달리 신관 2~3층은 공실률이 60%에 달할 정도로 상권이 죽어있었다. 오 회장은 “최근 급격히 매출이 줄어 고민하던 중 당진과 안성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가본 후 결심을 하게 됐다”며 “다양한 의견들을 가진 상인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웠지만 이게 경동시장을 살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상인이나 고객 모두 노령화됐다는 문제도 있었다”며 “젊은 고객층 유입을 위해 노브랜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구 전경. 고령의 고객들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찾기 위해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5일 서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구 전경. 고령의 고객들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찾기 위해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이마트도 고객 유입을 위해 경동시장점에 다양한 장치를 접목했다. 이마트 이창렬 공정거래팀 부장은 “경동시장은 유동인구가 2~3만명이 될 정도로 활성화 돼 있지만 신관 2~3층으로 고객이 유입되기는 힘들었다”며 “ 때문에 더 안쪽까지 고객을 들어오게 할 방안이 필요해 집객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모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상생스토어에 입점시키는 어린이놀이터나 쉼터 외에도 스타벅스의 9번째 재능기부카페 ‘카페숲(20평)’을 입점시켰다. 상생스토어에 카페숲을 오픈하는 건 처음이다. 어린이놀이터와 고객쉼터도 각각 47평, 20평으로 마련됐다.

나머지 공간에는 2000여권의 책을 구비한 작은도서관(63평)도 입점시켰다. 작은도서관은 동대문구가 힘을 보탰다. 이 부장은 “경동시장점은 이렇듯 민관이 힘을 합쳐 사회공헌 시설을 집약시켰다는 가장 큰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병규 공정거래팀장은 “고객들의 동선도 기존 상인들의 상점을 거쳐야만 노브랜드 매장으로 들어설 수 있게 재배치해 강제동선으로 만들었다”며 “상권의 특권을 반영해 영업시간도 조정하고 냉동과일과 냉동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 등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외에도 재래시장과의 상생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영업전단에 인근에 위치한 약령시장, 광성상가, 청량리종합도매시장 등 9개 시장을 함께 전단에 홍보하는 공동마케팅도 추진한다.

이마트는 연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1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 경동시장 신관 2~3층에는 상생스토어 외의 공간에 청년몰 오픈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장은 “경동시장 청년몰은 2층과 3층 루프탑까지 연결되는 구조로 마련해 더 활성화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이마트가 5일 약재시장으로 유명한 경동시장에 121평 규모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을 오픈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이마트가 5일 약재시장으로 유명한 경동시장에 121평 규모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을 오픈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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