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해외, 심해수색장비 통해 선박사고원인 밝혀”
“똑같은 사고 재발되지 않도록 원인 규명해야”
“여전히 27척의 개조 노후 광석선이 운항 중”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똑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 합니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26일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층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년에 즈음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허 대표는 영국과 미국의 선박 침몰사고를 예로 들면서,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심해수색장비 투입이 필요하며 이를 통한 블랙박스(VDR) 수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초대형 벌크선 더비셔호가 일본 인근 해역에서 침몰해 44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을 당시 원인은 ‘기상 악화’라고 결론이 났었다”면서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20년 동안 싸워 지난 2000년에 심해수색장비를 투입하게 됐고 최종적으로 선박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엘파로호는 침몰한지 18일 만에 미국 정부에서 심해수색장비를 투입했고 8일 만에 블랙박스를 수거해 최종적인 사고 원인을 밝혔다”면서 “국민이 사고를 당했을 때 정부가 나서서 끝까지 밝혀줬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달랐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26일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26일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호 민원으로 접수됐으나 실종자 수색 등 아무것도 진전되지 못했다. 침몰사고 발생 후 1년이 되도록 여전히 확인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던 것이다.

지난 2월말, 남대서양을 떠돌던 그리스 선박의 구명보트가 선박 침몰 14개월 만에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구명보트가 스텔라데이지호 구명벌이 아닐까’ 기대하던 가족들과 시민들의 마음은 또 한 번 무너졌다.

가족대책위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은 단순한 운항사고가 아니라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선사와 한국선급 및 기타 해양업계의 구조적 이해관계가 얽혀 발생한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이후에도 여전히 한국에 27척의 개조 노후 광석선이 운항 중”이라며 “선박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침몰할 수 있는 위험이 너무 큰 상황이다. 더 이상의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선박 블랙박스를 회수·분석함으로써 사고원인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월 27일부터 4차례에 걸쳐 정부와 심해수색장비 투입 검토 회의가 진행됐다. 1~2차 회의에서는 국내 전문가들의 설명회가 진행됐고, 3~4차 회의에서는 국회에서 추후 개최되는 ‘심해수색장비 투입 검토 공청회’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금도 광화문 세월호광장과 청운동에서 매일 농성을 이어가며 박근혜 정부가 구명벌 2척을 찾지 않고 수색을 종료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오는 31일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년의 기다림’이라는 시민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4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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