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사드보복 1년… 韓유통업계 어떻게 바꿔놨나
[이슈in] 사드보복 1년… 韓유통업계 어떻게 바꿔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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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 잇따른 탈중국결정

수익악화로 면세점도 철수 러시

脫‘중국 바라기’…공략국가 다양화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시작된 중국의 보복으로 1년 사이 우리 경제가 입은 피해는 막심했다. 지난해 10월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단체관광객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타격은 이어졌다. 특히 유통업계는 상처도 컸고 변화도 컸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직후 우리 정부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하루 손실액을 3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당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한국경제가) 2.8% 성장한다면 사드(문제) 해소 때문에 추가로 0.2%P 성장해 3.0% 성장할 토대를 이번에 마련했다”며 방중 성과를 언급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국 기업과 관광산업은 하루 300억원 매출 손실을 본 셈이고 이는 연간 10조 9500억원에 달한다.

치명상의 원인은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이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416만 9353명으로 2016년의 806만 7722명보다 48.3% 감소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이 현지 여행사들에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조치(한한령·限韓令)를 지시한 후 1년 만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철수 또 철수… 뒤바뀐 1위

유커의 감소와 중국 현지에서의 보복은 특히 유통가에 치명상을 입혔다. 여기저기 ‘퇴각’ 소식이 그치지 않았다. 한한령 후 중국 내 점포 99개 중 74곳이 영업정지를 당했던 롯데마트는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결국 6개월 만에 ‘매각’을 결정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손해액은 1조 2000억원에 이른다. 이마트도 결국 진출 20년 만에 퇴각을 확정 지었다.

영업정지 처분으로 문을 닫은 중국 장쑤성 내 롯데마트. (출처: 연합뉴스)
영업정지 처분으로 문을 닫은 중국 장쑤성 내 롯데마트. (출처: 연합뉴스)

면세업계도 달라졌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유커 감소로 인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제주공항점 조기 폐점을 선언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인천공항 제1터미널점 철수를 결정했다. 중국 관광객 증가추이를 고려해 임대료를 산정했지만 증가는커녕 오히려 관광객이 줄면서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임대료는 해마다 상승하는 구조여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하지만 관철되지 않자 결국 영업 17년 만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 반납을 결정했다. 갤러리아와 롯데의 시련은 업계 2위 신라면세점에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갤러리아가 빠져나간 제주공항점 사업권까지 차지하면서 신라는 제주 지역에서 독보적 1위 자리에 올랐다. 여기에 롯데가 떠나간 인천공항점의 빈자리까지 얻어낸다면 1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뷰티업계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4년 만에 1위가 바뀌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매출액(연결 기준) 6조 291억원, 영업이익 7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32% 줄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 상승하며 6조 270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6% 늘어 9303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사드보복의 칼날을 받았지만 중국 의존도가 강한 화장품분야의 매출비중이 컸던 아모레가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췄던 LG생활건강보다 피해가 더 컸다.

◆해외공략 다변화로 대응력 높아져 

1년간 휘몰아친 보복에 유통업계의 움직임은 중국 외의 국가로 바쁘게 이동 중이다. 하나의 국가에 대해서만 의존도가 높아 더 큰 피해를 불러왔다는 것을 학습한 이상 ‘중국 바라기’만이 답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롯데는 그룹차원에서 베트남 총리까지 직접 만나 투자 확대를 논의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역시 미국과 중동 등 기타 국가 진출을 확대하며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다.

면세업계 역시 그간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일본과 내국인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무슬림과 동남아 등 새로운 고객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성과들도 미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업계가 일제히 내국인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20~30% 매출상승을 기록했다.

대신증권 유정현 애널리스트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는 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특히 온라인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관광 제재조치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 한 상점에서 히잡을 쓴 관광객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관광 제재조치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 한 상점에서 히잡을 쓴 관광객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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