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정봉주 전 의원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연기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공원에서 정 전 의원 관계자가 단상을 옮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정봉주 전 의원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연기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공원에서 정 전 의원 관계자가 단상을 옮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성추행 의혹 불거진 후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돌연 취소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이번엔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방선거 정국에 파장을 던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은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 파크’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행사를 돌연 취소했다. 기자회견 장엔 청중 좌석이 놓이고 취재진까지 모여들었으나 정 전 의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회견 취소가 통보된 후 강대상은 급히 철거됐다.

이날 오전 일부 언론이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것이 논란이 됐다. 보도의 핵심 내용은 정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기자 지망생인 A씨를 호텔로 불러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다.

정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작 직전 “오늘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해 회견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고 회견 시간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정 전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젊은 서울시장을 강조하면서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었다. 현역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총 6명의 출마 예정자가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겨루는 경선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는 지난달 21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서울시장 출마 입장을 전하면서 자신에 대해 “시민이 원하는 리더는 진심으로 시민과 소통하되, 명분 있는 일이라면 기득권층의 반발이 있어도 강단 있게 밀고 나갈 뚝심을 갖춘 리더, 부당한 횡포나 적폐에 맞설 수 있는 단호한 리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성추문으로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명예훼손 등의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최종 결과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방선거 날짜가 불과 석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선거운동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대형 악재가 이틀 연속 터져 나오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안희정 성폭행 파문이 이미 핵폭탄급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미투’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지방선거 판도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민주당이 우려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윤리심판원·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 연석회의’를 열고 성범죄에 대한 당의 대응 방침을 밝힐 계획이다. 이 회의에서 민주당은 성 관련 범죄 처벌 전력자는 물론 연루 사실이 확인된 사람도 6·13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정 전 의원 출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민주당 서울시당은 오는 15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고 정 전 의원의 복당 신청을 심사할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복당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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