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김상조 공정위원장(가운데)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 박람회’에 참석해 김가네 부스에서 김밥으로 건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김상조 공정위원장(가운데)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 박람회’에 참석해 김가네 부스에서 김밥으로 건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필수물품 원가공개’ 둘러싼 신경전

프랜차이즈 “산업 위험, 철회 요구”

김상조 “진통끝에 윈윈하게 해줄 것”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가맹사업 필수물품 공급가격 공개’를 결정하면서 업계와 공정위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생태계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입장을, 업계는 ‘산업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2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 박람회’에서도 정부와 업계의 대화는 있었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날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 협회장은 박람회를 찾은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에 지속적으로 가맹본부의 필수물품 원가공개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2010년대 초 유통기업들이 판매수수료를 공개하라고 해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진통 끝에 잘 정착돼 유통업 발전으로 이어졌다”며 “프랜차이즈도 물품가격 공개가 생산적인 결론으로 이어져 모두가 윈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수했다.

또한 박 회장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우려하며 공청회를 제안하자 “좋은 기회가 있다면 충분히 (업계 등의) 의견을 듣겠다”면서도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심도 있게 검토해 당초의 법안보다 많이 완화된 것으로 안다”며 번복의 여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원가공개 철회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이미 알고 있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의 강경한 태도에 프랜차이즈 업계도 ‘헌법소원’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또한 글로벌 인사를 통해 공정위를 꼬집기도 했다. 1일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참석한 하템 자키 WFC 사무총장은 우리 정부의 필수물품 원가 공개에 대해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조치”라며 “경쟁회사에서 구매단가, 공급단가 등을 알 수 있는 것은 자율적 경쟁에 위배되며 거의 모든 나라에서도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한 사례가 있던 중국과 말레이시아에는 아예 글로벌 기업이 진출하지 않거나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는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 봇물처럼 터졌나왔던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횡포 이후 시작됐다. 산업의 갑질을 막기 위해 지난 7월 공정위는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5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프랜차이즈 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몰아치기식 조사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를 붕괴시키는 행위”라고 공정위를 비판하며 실태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후 김상조 위원장과 업계 간담회가 추진되고 10월 협회가 자발적인 ‘자정안’을 발표하면서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하지만 지난달 공정위가 필수품목별 중위가격 공개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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