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영문 매체인 '뉴스트레이츠타임스(NTS)’는 지난 2월 독극물 공격을 받고 쓰러진 김정남의 모습을 독점으로 공개했다. (출처: 뉴시스)
말레이시아 영문 매체인 '뉴스트레이츠타임스(NTS)’는 지난 2월 독극물 공격을 받고 쓰러진 김정남의 모습을 독점으로 공개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정부가 김정남 암살사건에 북한이 살인도구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공식결론을 내리며 1년 만에 사건을 재론했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은 생화학무기 통제 및 생화학전 철폐법에 따른 ‘북한의 화학무기 사용에 관한 결정’을 오는 5일 게시한다고 예고했다.

‘북한의 화학무기 사용’ 행위는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을 말한다.

미국이 사건 발생 1년 만에 다시 이 내용을 재론한 것을 두고 로이터, AP통신 등 언론은 북한이 화학무기를 이용해 김정남을 살해했음을 공식 결론지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1991년 제정된 해당 법은 생화학무기를 사용한 국가에 대해 미국의 대외 원조와 무기 판매, 금융 지원, 민감재화 및 기술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법에 따라 미국이 제재를 취해야 하지만 이미 북한을 대상으로 이 같은 제재를 하고 있어 실질적인 추가 제재효과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이후 북미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표는 미국의 대북 압박 의지를 다시 확인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북한에 불량국가라는 낙이을 다시 한번 찍어주는 효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나 전문가들도 북한이 김정남 암살에 화학무기를 사용했음을 언급한 바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1월 “우리는 북한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 전문가패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김정남을 VX로 살해했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베트남 국적인 여성 2명으로부터 화학무기인 ‘VX’ 공격으로 살해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베트남 출신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아이샤를 살해범으로 기소했다. 해당범행을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은 사건 당일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김정남의 친구 토미요시오가 경찰조사에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기 6개월 전부터 살해 위협을 느껴왔다고 진술한 사실이 법정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토미요시오는 김정남이 살해 6개월 전 “살해당할까 두렵다. (개인) 운전기사를 원한다”고 했으며 이에 운전기사를 붙여줬다고 진술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