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민간 구조대 화이트 헬멧이 제공한 2월 28일 동구타에서 발생한 공습 피해자들.  (출처: 뉴시스)
시리아의 민간 구조대 화이트 헬멧이 제공한 2월 28일 동구타에서 발생한 공습 피해자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시리아 반군 지역 동(東)구타에서 러시아의 시간제 휴전이 시행된 지 이틀째지만 동구타 주민들은 여전히 아비규환 속에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4일 표결한 휴전 결의안이 전혀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 외곽의 반군 밀집 구역에서 시리아군과 반군의 지상전이 벌어졌다고 AFP통신, 연합뉴스 등이 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도 시리아군이 동구타의 동쪽 외곽 샤이푸니예와 호시 알자와히라 구역 반군을 공격, 일부 구획을 장악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에서 18명 이상, 주민과 구조대 각 1명이 숨졌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앞서 26일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27일부터 동구타 지역에서 다섯시간씩 공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간제 휴전 첫날에 이어 이날도 교전과 포격이 이어지면서 시간제 휴전은 무색하게 됐다. 휴전 시간대에 시리아군 공습은 중단됐으나 포격은 계속됐으며, 러시아군은 동구타 주민 탈출을 위해 설치한 통로 쪽으로 반군의 공격이 이어져 피란 통로가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민간인 피난이 실패한 데 이어 구호 활동도 성사되지 못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구호기구는 하루 다섯시간 휴전이 보장된다 해도 구호대가 현장에 도착하기에도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며, 시간제 휴전으로 구호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리아군 장교는 취재진에 “일일 휴전을 사흘간 운영하고 필요에 따라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뭐하러 계속하겠나”고 말했다.

최근 시리아군의 공습을 받고 있는 동구타 지역에서는 10일간 58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엔에서는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이번 정전 명령의 실패를 두고 러시아와 시리아에 30일 휴전을 촉구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갑작스러운 장기간 휴전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양 진영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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