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보림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아침밥을 먹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부산 보림초등학교 ‘아침돌봄교실’ 운영… 현재 41개교서 시행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그중에서도 아침밥을 든든히 챙겨먹어야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다.”

부산 사하구 장림동 보림초등학교 아침밥 전도사 장금식 교장은 아침을 먹지 못하고 오는 아이들에게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2008년 12월부터 ‘아침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보림초등학교 2층에 위치한 급식실에는 하나 둘 씩 아이들이 들어온다. 처음엔 아이들끼리 모여 아침밥을 먹었는데 현재 부산시교육청의 지원으로 아침돌봄교실에 보육교사가 배치됐다.

아침마다 보육교사가 들고 온 책을 읽기도 하고, 끼리끼리 모여 놀던 아이들이 인근 음식점에서 배달시킨 식사가 도착하자 정해진 자리에 앉아 어느새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아침밥을 형과 함께 이틀째 먹고 있는 김재민(12) 군은 “친구들과 함께 아침을 먹어서 너무 좋다”며 “아침밥을 먹으면 기운이 솟아오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군은 “유재석 아저씨 같은 개그맨이 되는 게 꿈”이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동물 조련사가 꿈인 형제 둘도 “아침밥을 먹으면 힘이 나고 공부도 잘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아침밥부터 독서와 상담, 위생, 숙제 등의 일을 지도하고 있는 백정희(34) 보육교사는 “아침밥은 꼭 챙겨먹는 게 집안 철칙”이라며 “아침돌봄교실을 통해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고 학급에 돌아가서 활기차게 잘 지낼 수 있게 된 것 같아 너무 좋다”고 전했다.

이어 백 교사는 “아이들이 가정환경 등의 문제로 아침밥을 못 먹고 다녔는데 학교에서 아침을 먹고부터 많이 밝아지고, 아침에 학교 오는 것을 즐거워한다”고 설명했다. 또 백 교사는 앞으로도 엄마 같은 마음으로 보듬어 주고, 아이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교사가 되어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아침밥을 거르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아침돌봄교실은 보림초등학교 장금식 교장의 제안으로 처음 시작돼 현재 41개 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장금식 교장은 아침 일찍 등교해 운동장에 쪼그려 앉아 라면을 먹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자초지종을 물었다.

아이는 “엄마가 밤늦게까지 장사하고 새벽에 들어오셔서 아침을 못 먹을 때가 많다”며 “엄마가 준 돈으로 라면을 사서 아침을 때우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일을 계기로 장 교장은 집안 형편상 아침밥을 못 먹고 다니는 아이들을 조사한 후, 한 기업체의 협찬을 받아 매일 아침 식사를 11명의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장금식 교장은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고부터는 전보다 훨씬 밝아졌다”며 “이제는 아침밥 먹기에 적응이 돼 편안한 마음으로 밥도 잘 먹고 얘기도 잘 한다”고 기뻐했다.

보림초 손정희 교무는 “교장선생님께선 매일 11명의 아이들이 모두 나와 아침밥을 먹었는지 하나하나 체크하며 꼼꼼히 신경 쓰고 있다”며 “가끔은 아침밥의 음식 맛은 어떤지, 위생 상태는 어떤지 등의 문제도 관리하시는 열정을 보인다”고 밝혔다.

보림초등학교 장금식 교장의 제안으로 지금은 부산의 여러 초등학교에서 아침밥을 먹지 못한 아이들에게 아침밥이 제공되고 있다.

이 한 끼의 식사가 아침을 거르던 아이들에게 행복과 활기를 불어넣어줬으며, 아이들은 아침밥을 먹으며 아름다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