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세 관장이 소호 리플랙스 카메라를 수집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설명하면서 웃음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5
김종세 관장이 소호 리플랙스 카메라를 수집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설명하면서 웃음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5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의 이야기

 

카메라 수집에 돈·열정 쏟아

국내 유일 개인카메라박물관

재정난에 운영 어려움 호소

중국 광서성 계림에서 북서쪽으로 12㎞ 떨어진 용승과 운남성 웬양 지역의 다랭이논을 좋아해 한 해 2~3번 출사에 나선다는 그는 늘 중형 이상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간다. 올해로 사진가협회에 등록돼 활동한 지 29년이 됐다. 10차례 개인전을 열었을 만큼 사진에 자신도 있다. 사진작가 외에도 그는 눈에 띄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통틀어 카메라 관련 유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박물관장이다.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을 만나 근황을 들어봤다.

김 관장의 사진과의 인연은 중학교 때 처음 시작한다. 사진관이었던 옆집 영향으로 카메라를 처음 접했다. 당초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광고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김 관장은 이후 더욱 사진·카메라와 가까워졌다. 디자인 학원을 대구에서 운영하다가 그만 둔 후 박물관을 세워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2007년 박물관을 새로 지어 개장하기까지는 수장고 형태로 공개됐다.

박물관 건립을 결심하면서부터 이에 걸 맞는 유물을 수집하기 위해 외국 서적 공부도 하고 본격적으로 해외 경매시장에도 드나들었다. 이렇게 모은 유물이 총 1만 5000여점이다.

각종 희귀 아이템을 한자리에 모아 국내 유일한 개인 카메라박물관을 세웠다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신축 박물관으로 이전해 11년 동안 운영해오면서 재정적인 압박이 커진 탓이다.

“카메라와 사진이라. 나쁘게 표현하면 사진만 좋아하고 사진만 찍었으면 좋았을 걸. 왜 카메라까지 모아서 카메라 박물관을 만들었는지, 지금은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 재정도 시간도 많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빼앗기는 게 너무 많다. 그렇다고 발을 담가 놓았더니 빼기도 어렵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는 2027년까지 박물관을 운영한 후 폐관 혹은 사회 환원, 유지 등에 대해 다시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카메라는 계속해서 수리 및 관리가 필요해 개인이 1만 5000여점에 달하는 유물을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카메라가 기계식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감가상각이 큰 소모품이 됐다. 전시를 위해 무턱대고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를 사들일 수도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김 관장은 다른 어떤 사진작가보다 장비적인 측면에서는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사진 찍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마음대로 사진을 찍기 위해 필름이나 카메라에 구애가 없어야 하는데 촬영환경에 맞게 기계식 카메라에서 전자식 카메라까지 선택해서 들고 다닐 수 있으니 그 점에서는 다른 어떤 누구보다 행복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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