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장인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과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 권노갑 고문 등 참석자들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장인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과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 권노갑 고문 등 참석자들이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민주평화당 창당, 미래당도 곧
정당 평균수명은 2년 6개월
선거 앞두고 급조됐다 소멸
정책 아닌 공학적 창당 거듭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이 활발하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신당인 ‘미래당’을 곧 창당하고,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을 만들었다. 양당 모두 100년 정당을 호언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당사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선언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한국 정당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누더기 정당사’라 할만하다. 어떤 정당이든 시작할 때는 ‘100년 정당’을 외쳤지만, 5년도 채 되지 않아 끝난 게 대부분이다.

헌정 70년 동안 국회의원 후보를 한명이라도 냈던 정당은 200개가 약간 넘는데, 이들의 평균 수명은 2년 반 정도다. 10년 이상 유지한 정당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1963년 5월 창당 이후 1980년 10월까지 17년 5개월간 유지됐던 민주공화당이 제일 길다. 이어 한나라당(14년 3개월), 신민당(13년 8개월) 순이다.

대부분의 정당은 10년 이내에 사라졌다. 1년도 안 돼 없어진 ‘반짝’ 정당도 수두룩하다. 대부분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헤쳐모여식으로 급조됐다가 선거 결과에 따라 기성 정당에 흡수되거나 해산됐다.

그나마 가장 큰 성과를 냈던 정당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통일국민당이다. 정 회장은 14대 총선과 대선을 앞둔 1992년 1월 통일국민당을 창당했다. 총선에서 31석을 얻는 파란을 일으키며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3위로 고배를 마셨다. 대선 패배 후폭풍과 함께 정 회장이 정계에서 물러나면서 당세가 쪼그라들었다. 1994년 신정치개혁당과 합당해 신민당을 창당하면서 통일국민당은 2년 6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정몽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도 반짝 나타났다가 없어졌다. 정 전 의원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통합21을 창당해 대선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그는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패하면서 대선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의 당도 시도당 당원 확보 관련 정당법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해산되는 운명에 처했다.

유한킴벌리 사장 출신의 문국현 전 의원이 지난 2007년 창당한 창조한국당도 문 전 의원의 대선 패배와 함께 종착역을 맞이했다. 대선 이후 내부 분열을 거듭하던 창조한국당은 19대 총선에서 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정당 득표도 2%에 미치지 못하면서 등록 취소와 함께 2012년 4월 결국 해산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정당들이 100년 정당 구호와는 달리 단명에 그친 이유는 정책이나 이념 가치가 아닌 정치공학적 창당을 거듭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거를 앞두고 인지도 있는 인물을 내세운 선거용 정당이 급조되거나 권력 나눠먹기식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선거 결과나 정치환경 변화에 따라 해당 정당이 무너지는 일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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