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남북 고위급 회담 진행 중 ‘남한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했다’는 CNN의 톱기사. (출처: CNN 홈페이지 캡처)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진행 중 ‘남한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했다’는 CNN의 톱기사. (출처: CNN 홈페이지 캡처)

“한반도, 올해 빛과 함께 시작”

WSJ “관계 돌파구 가능성 낮아”

美·日도 ‘대화’ 자체에만 긍정

중국, 정부·언론 모두 적극 지지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해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과 악화한 북미 관계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남북한이 9일 오전 23개월만에 대화를 시작하면서 연초에도 지구촌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외신들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북한의 핵 도발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남북한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며 일제히 이를 조명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에 대해 “지난달 북한 병사가 쏟아지는 총탄을 무릅쓴 채 극적인 탈북을 감행했던 장소”라고 언급하며 회담 의제에 대해 전망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또 CNN방송은 “지난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 실험 때문에 우려가 확산되는 시기였다. 북한과 미국은 전운이 감도는 레토릭(수사법)을 주고 받았다”면서 “그러나 2018년은 한반도에 보기 드물게 찾아오는 낙관주의의 반짝이는 빛과 함께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방송은 미국의 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이번 회담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일정한 대가를 챙기는 수순으로 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리는 북한이 얻게 될 보상의 한 사례로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폐쇄된 개성공단의 재개를 꼽았다. 테리는 또 문 대통령이 한미 군사훈련을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카드도 내놓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남북한이 2년 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회담을 갖는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따른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는 논의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WSJ는 “해빙의 신호에도 불구하고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9일 남북한 고위급 회담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일본 NHK방송도 “한국으로선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대화를 가속화 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한미 합동군사 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 등으로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영국 BBC방송은 북한 전문가인 마이클 매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남북한 고위급 회담이 향후 양측간 관계 개선을 위한 “도약판(springboard)”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든은 “남북한은 모두 이번 회담이 앞으로 보다 진전된 접촉과 교류를 위한 스프링보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좀 더 진전된 화해로 나아가는 어린 아기의 발걸음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홈페이지 첫 화면. 북한이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기사가 톱뉴스로 실렸다. (출처: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영국 일간 가디언 홈페이지 첫 화면. 북한이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기사가 톱뉴스로 실렸다. (출처: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특히 중국 언론 매체들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환구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 대화 지지를 표명하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의지도 표명했지만 미국은 남북 대화를 밖에서 보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가운데 이번 판문점 회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과연 ‘평화의 집’에서 ‘평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중앙(CC)TV도 이날 오전 남북 고위급 회담을 주요 뉴스로 상세히 보도하고 남북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한국 전문가 및 시민들의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일 남북한 고위급 회담이 결정되자 국제사회에서도 일제히 회담 자체에는 환영의 뜻을 보내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회담을 100% 지지한다. 김정은과 통화할 의사도 있다”면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폼페이오 CIA 국장 등은 “단지 올림픽 주제에 관한 회담”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지난 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남북 대화 분위기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다만 중국은 환영과 지지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지난 8일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으로 남북한 쌍방의 화해와 상호관계 증진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대해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국제사회의 모든 관련국이 이런 행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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