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사후 49일간 재판 담은

베스트셀러 웹툰 영화화

원작에 대한 부담, 가장 큰 적

연출 여러 차례 고사하기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4년 만이다. 2013년 영화 ‘미스터고’로 쓴 맛을 본 김용화 감독이 실패를 딛고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로 돌아왔다. 2003년 영화 ‘오! 브라더스’로 데뷔한 김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2006년, 662만명)’ ‘국가대표(2010년, 848만명)’ 등 놀라운 흥행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야구 경기를 하는 고릴라와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고’는 120억원의 투자가 무색하게 참담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비록 흥행은 되지 않았지만 ‘미스터고’는 당시 VFX(시각효과)의 불모지였던 한국 영화계의 자극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던 김 감독이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신과함께-죄와 벌’로 돌아왔다. 장장 6년의 세월을 쏟아 부은 역대 최고급 프로젝트 ‘신과함께’는 화재사고 현장에서 아이를 구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자홍(차태현 분)’이 사후 49일 동안 7개의 재판을 거치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드라마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영화는 한국 고유의 전통 설화에 신선한 상상력을 덧입혀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 20일 개봉한 ‘신과함께’는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누적관객 수 500만명을 넘어서며 놀라운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영화의 원작인 웹툰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대표작으로 연재 당시 네이버 웹툰 조회 수 전체 1위는 물론이고, 45만권 이상의 단행본 판매를 기록한 인기 작품이다. 베스트셀러 웹툰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어떤 감독에게도 도전이 될 것이다. VFX 업체 덱스터 스튜디오 수장인 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건 신의 한수다. 김 감독은 얼음판 위를 활주하며 공연하는 김연아처럼 자유자재로 VFX를 활용했다. 그 결과 CG 범벅을 우려했던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개봉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용화 감독을 만나 그가 영화에 담고자 했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웹툰을 영화화한다는 부담이 컸겠다.

사실 ‘신과 함께’ 연출을 여러 차례 고사했다. 웹툰을 영화화하기는 힘들다. 주호민 작가님도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드냐”고 하더라. 웹툰의 관용도와 영화적 관용도를 추려내다 보면 2시간씩 4시간 안에 에피소드를 충분히 다룰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담감이 저의 가장 적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부 시나리오를 쓰면서 저승, 이승, 신화 총 3편을 압축해서 2편으로 만들었다. 대중과의 접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고, 1부는 굉장히 감정적이었으면 했다. 2부는 1부를 바탕으로 원작을 봤던 영화적 감동을 잘 해석하고 싶었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CG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가장 중점적으로 연출한 부분이 CG인가.

눈빛은 기술력으로 안 된다. 저는 공교롭게 이 작품의 CG를 신경 쓰지 않았다. 회사도 워낙 잘해줘서 배우들의 감정과 케미만 봤다. 끝에서 모든 걸 녹여내야 했다. 이 영화는 서로의 뾰족한 부분을 굴리면서 달려 나간다. 그런 면에서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줄 때 세세한 부분을 많이 이야기했다. 저는 연기자가 아니니까 그들이 잘할 수 있게끔 토양을 만들어주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 그런 면에서 배우에게 관심과 애정을 많이 준 것 같다.

-전작 ‘미스터고’의 참패가 ‘신과함께’의 발판이 됐다고 평하는데.

혹자는 영화는 잃고 회사는 얻었다고 표현했다. ‘미스터고’ 이후 저는 괜찮았는데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언젠간 극복할 일인 것 같다. 멈추지 않고 도전한다고 하는 건 과정이다. 저는 영화가 잘 안 될지 일찍 알았다. ‘이건 아이들 영화였구나. 만화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제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때였다.

영화는 실패했는데 우리나라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회사가 투자하기 시작해서 덱스터가 잘되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고 ‘저 정도로 완성한다면 키울만한 회사’라고 생각한 것 같다.

영화 ‘신과함께’ 촬영 스틸. CG처리 전(위)과 후.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촬영 스틸. CG처리 전(위)과 후.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원작을 영화화할 때 신경쓴 부분은.

최대한 이물감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 세대가 봐야 하기 때문에 영화로 봤을 때 덜 튀었으면 했다. 2부에서 고려 시대 이야기가 나오지만 유심히 관찰해본 결과 진짜 우리 것을 찾기도 힘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려웠다. 영화에 들어갈 가상의 이미지를 비주얼 키컷이라고 하는데 지옥 키컷만 1000장 넘게 본 것 같다. 만화에서도 관용도 있게 받아들인다. 감정을 방해하거나 한번 더 생각하게 할 정도라면 빼는 게 좋다.

다양한 관객들 관람했으면 해

묘사·진행 수위 맞추려 노력

눈물 있지만 희망 노래한다

슬픔·기쁨 가르고 싶지 않아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김지헌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CG가 많이 나와 반응이 갈릴 것 같은데.

영화를 만들 때 남녀노소는 보는 게 목표였다. 물론 호불호는 있다. 그중 한 3명 정도 충성도 있는 사람 생기고 5명은 중간이고 1~2명은 ‘뭐야’라는 반응일 것이다.

세대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관객들에게도 소모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원작의 정신이 있었고 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묘사와 진행의 수위도 맞추려고 노력했다.

단순한 흥행스코어보다 부모님이 자식을 데리고 가고 자녀가 아버님을 모시고 갈 수 있는 영화라면 얼마나 즐겁냐.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미녀는 괴로워’부터 ‘신과함께’까지 영화가 따뜻한 분위기다. 의도한 것인가.

신과 함께 1부에 중요한 내용은 다 제 얘기다. 제 삶이 그렇고 여러분의 삶이 그렇다. 누구나 행복한 순간이 있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제 영화는 눈물이 있지만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눈물을 강요한다고 하면 신파가 된다. 그러나 그건 본질적으로 다르다.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 보면서 누가 강요된 거라고 생각하나. 슬픔을 통해 희망을 보고, 위로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하는 제 영화관이다.

너무 행복한 순간에 눈물이 나오는 것처럼 슬픔과 기쁨을 이분법적으로 가르고 싶지 않았다.

-1부 마지막에 나오는 마동석이 인상적이다. 2부가 기대되는데.

2부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마동석 배우의 진가가 드러난다. 마동석의 맹활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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