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 스틸. (제공: ㈜쇼박스)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 (제공: ㈜쇼박스)

 

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 1~5위

관객수 4.7%↓… 천만영화 단 1편

기대작 ‘군함도’ 논란에 몸살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는 문화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우리나라에 쉬운 문화생활 중 하나다.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어 영화계는 늘 이슈 거리가 쫓아다닌다. 올해 영화계도 역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 상반기에는 이렇다 할 특별한 영화가 없었다.

많은 영화가 쏟아져 나왔지만 영화시장은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11월까지 관객 수(영화진흥위원회 기준)는 49.0%로 지난해(53.7%)에 비해 4.7% 줄어든 수치다. 물 흐르는 것처럼 지나가는 듯했으나 지난 8월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가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동원해 영화시장은 활력을 얻었다.

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 1~5위(12월 기준)를 통해 지난 2017년 한해 동안 영화계를 빛낸 한국영화를 살펴보자.

올해 유일한 천만 영화는 1200만명을 돌파한 ‘택시운전사’다. 이변 없이 ‘택시운전사’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는 낡은 택시 한대가 전 재산인 평범한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 분)’이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피터, 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택시에 태우고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광주에 가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택시운전사’는 두 외부인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전달한다. 소시민의 시각에서 광주의 아픔을 그려 당시 상황을 알지 못하는 요즘 세대 관객들의 공감도 함께 얻었다. 영화는 청룡영화상, 대종상영화제 등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영화 ‘공조’.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공조’. (제공: CJ엔터테인먼트)

 

2위는 누적 관객 수 780여명인 ‘공조(감독 김성훈)’다. 영화는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들을 잃은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분)’이 남한으로 숨어든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 분)’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로 남북 공조 수사를 하는 액션 영화다. 배우 현빈과 유해진의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영화는 1월 개봉해 설 연휴와 맞물려 역주행하는 등 새해 첫 역전극을 썼다.

진실의 방으로” “너 뉘기니?” “너 내가 누군 줄 아니” 등 다양한 유행어를 탄생시킨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3위를 차지했다. 영화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단숨에 대한민국의 조직들을 장악하는 등 대한민국을 뒤흔든 신흥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형사들의 조폭 소탕 작전 실화를 다룬 형사 액션 영화다.

영화 ‘범죄도시’. (제공: 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주)키위미디어그룹)
영화 ‘범죄도시’. (제공: 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주)키위미디어그룹)

 

개봉 당시 마동석과 윤계상 외에 얼굴을 알린 스타도 없었고, 주제 자체가 B급 영화를 연상하게 해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기대를 너무 안 했던 덕분인지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영화는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박해일, 이병헌, 김윤석 등 흥행 배우로 무장한 ‘남한산성’과 흥행 기대작이었던 ‘킹스맨: 골든 서클’을 가뿐히 제쳤다. 또 진선규와 박지환, 허성태 등 다양한 배우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CJ엔터테인먼트 야심작인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4위에 머물렀다.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조선인 강제징용을 주제로 다뤄 제작과정에서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스크린 독점과 역사 왜곡 등의 논란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영화 ‘군함도’.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군함도’. (제공: CJ엔터테인먼트)

 

또 영화는 조선인들을 일본인보다 악하게 그렸다는 등의 역사 왜곡 논란으로 몸살을 겪었다. 이와 함께 개봉 첫날 전체 2700여개 스크린 중 2000개를 배정해 반감이 확산했다. 최근 열린 포럼에서 CGV 측은 “전국 스크린이 2700개 중 2000개를 넘었다고 80% 비율로 점유한 것은 아니다”라며 “교차 상영까지 치면 5000개가 넘는 스크린이 있고, 실제 점유율은 37%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영화 ‘청년경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청년경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5위는 청년들의 유쾌하고 코믹한 에피소드를 다룬 김주환 감독의 ‘청년경찰’이다. 영화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서적과 젊음뿐인 2명의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납치사건을 목도하고, 직접 수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청춘 수사 액션 영화다.

아이돌급 인기를 끌고 있는 박서준과 강하늘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B급 코미디를 방불케하는 유머로 웃음을 자아낸다. 숨 쉴 틈 없는 빠른 전개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두 청년의 케미는 단연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인도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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